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카타르 자본에 이어 ‘영국의 억만장자’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짐 랫클리프는 미국 스포츠 재벌 말콤 글레이저 가문에 맨유에 대한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를 설립한 랫클리프는 영국 내 최고 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여러 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축구에선 프랑스 리그앙 니스와 스위스 슈퍼리그 로잔을 소유 중이고, F1 팀 메르세데스에도 투자 중이다.
랫클리프는 이네오스를 통해 공식 성명을 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투자하고 싶다”며 “영국 축구 문화의 중심으로 만들면서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CL) 우승하도록 돕고 싶다”고 덧붙였다.
랫클리프가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맨유 소유권을 둘러싼 ‘쩐의 전쟁’도 막이 오를 전망이다. 앞서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이 자신의 재단인 ‘나인 투 재단’을 통해 인수 제안서를 제출했다.
카타르 전 총리의 아들로 알려진 셰이크 자심 회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계획”이라며 “부채 탕감은 물론 훈련 센터 경기장과 더 넓은 범위의 인프라, 지역 커뮤니티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맨유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구단으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맨유의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지분 매각을 선언했다. 맨유 지난해 11월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며 “이사회는 신규 투자와 매각, 구단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거래 등을 모두 전략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세계 최고의 인기구단 중 하나인 맨유의 매각 소식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맨유의 주가도 급등했다. 맨유의 브랜드 파워, 높은 팬층을 지닌 고려한 것이다. 세계의 부호들도 관심을 보였다. 앞서 두 인물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자본과 미국 자본이 인수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맨유의 가치는 최고 60억 달러(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지에선 글레이저 가문이 어느 정도 금액에 맨유를 처분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