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5홀 투온 이글’ 우즈, 무빙데이서 순위 32계단 도약

입력 2023-02-19 09:21 수정 2023-02-19 11:17
타이거 우즈. PGA투어

티샷을 자그만치 316야드를 날렸다. 뒷바람이 약간 분 가운데 그린까지 남은 거리는 191야드, 회심의 두 번째샷을 샷을 그린 앞쪽에 떨궈 핀 1m 지점에 붙였다. 그런 뒤 원퍼트로 홀아웃해 이글로 연결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의 플레이를 직관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구름 갤러리에 전성기에 버금가는 막강 화력을 선보였다.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근교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특급 대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3라운드에서다.

우즈는 1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으나 2라운드서 3타를 잃어 턱걸이로 컷을 통과했다. 작년 PGA챔피엄십 이후 9개월만의 컷 통과다. PGA컷에 대한 부담을 덜어서인지 우즈는 이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골라 잡아 4언더파 67타를 쳤다.

중간합계 3언더파 210타를 기록한 우즈는 전날 공동 58위에서 공동 26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우즈가 이날 기록한 4언더파는 2021년 이 대회에 출전했다가 당한 교통사고 이후 출전한 대회서 기록한 최소타다. 종전 기록은 PGA 챔피언십 2라운드 1언더파 69타였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우즈는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탔다. 이날의 백미는 10번홀(파5) 경기였다. 투온에 성공해 가볍게 이글을 잡아낸 것. 그가 장타와 정확도가 담보돼야 하는 파5홀에서 두 번째샷만에 볼을 그린에 올려 퍼트로 이글을 잡은 것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기세가 오른 우즈는 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2020년 마스터스 1라운드 이후 3년여만에 18홀 노보기 플레이를 내심 기대케 했다. 하지만 7번홀(파4)에서 레귤러온에 실패해 보기를 범하면서 그 기대가 무너졌다.

하지만 이날 우즈가 기록한 전반적인 데이터는 긍정적 신호다. 그는 이날 평균 드라이버 샷을 309야드, 티샷 정확도는 64.29%(9/14), 그린 적중률 66.67%(12/19) 등으로 샷감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평균 퍼트 수도 27개, 퍼팅으로 얻은 이득 타수는 1.0개로 퍼팅감도 발군이었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가진 주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연습했던 것과 같은 탄도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그런대로 만족스런 하루였다”고 웃으며 소감을 말한 뒤 “몸 상태는 내가 매일 기대한 정도는 아니다. 걷는게 가장 큰 도전이다. 우승은 힘들겠지만 마지막날 또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세계 랭킹 1위 탈환을 노리는 ‘3인자’ 욘 람(스페인)이 이날 6타를 줄여 단독 선두(중간합계 15언더파 198타)에 자리했다. 맥스 호마(미국)가 3타차 단독 2위(중간합계 12언더파 201타)다. 세계 1, 2위인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각각 공동 15위(중간합계 5언더파 208타)와 18위(중간합계 4언더파 209타)다.

6명이 출전해 3명이 컷 통과한 한국 선수들은 이날도 일제히 부진했다. 임성재(25·CJ대한통운)는 3타를 잃어 김주형(21·나이키)과 함께 공동 45위(중간합계 1언더파 212타), 김성현(25·신한금융그룹)도 공동 55위(중간합계 이븐파 213타)에 자리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