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칼리·사일러스로 라인전 이기는 슈퍼 솔저

입력 2023-02-18 15:07

한화생명e스포츠 ‘제카’ 김건우를 상징하는 챔피언은 사일러스와 아칼리다. 그는 ‘모스트 원’인 사일러스로 통산 35전 24승11패, ‘모스트 쓰리’인 아칼리로 27전 20승7패를 기록 중이다. 올해는 그를 향해 노골적인 두 챔피언 ‘저격 밴’이 들어오기도 한다.

올해 한화생명에 3승씩을 안긴 김건우의 원투 펀치에겐 약한 라인전, 뛰어난 후반 캐리력이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김건우가 초반에 약한 챔피언으로도 라인전을 잘 치르고, 후반에는 캐릭터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서 빛을 발하는 셈이다.

한화생명의 저력은 미드라이너의 강한 허릿심으로부터 시작된다. 한화생명의 경기를 보면, 김건우가 불리한 라인전 구도임에도 상대보다 CS 수가 앞서는 그림이 자주 나온다. 밴픽 단계에서 자신들이 초반 미드 주도권을 응당 가져갈 것으로 기대했던 상대 팀들로선 당황스럽다. 그래서 원했던 만큼 스노우볼을 굴리지 못하면, 갑자기 후반 지향 조합을 짰던 한화생명의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17일 DRX전 이후 김건우가 자신의 라인전 노하우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근거리 챔피언들은 라인전이 약하다. CS만 잘 챙겨도 (라인전을)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압박해야 하는 구도에서 본인의 CS가 나보다 적을 때 상대는 심리적으로 조급해지기도 한다. 그런 심리전을 통해 나는 우위를 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김건우는 타워 허깅 전 미니언의 체력을 조절하는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근거리 챔피언들은 포탑 쪽으로 라인이 박힐 때 ‘막타’를 잘 쳐야 한다. 그러려면 라인이 포탑 쪽으로 들어오기 전에 미니언을 때려서 내가 CS를 잘 수급할 수 있는 수준의 체력으로 만들어놔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상대 라이너도 김건우의 라인 형성을 방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김건우는 이때 심리전을 통해 상대와의 일정 수준 거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거리 조절이 중요하다. 상대와 거리를 잘 조절하면서 미니언을 양념해놓을 수 있다면 게 내 체력이 조금 깎여도 이득이다. 결국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격 타이밍은 주로 첫 귀환 또는 두 번째 귀환 이후다. 그는 자신의 챔피언이 상대방보다 강해지는 타이밍을 잘 알고 있다. 연구와 직감이 섞인 결과다. 김건우는 “아칼리와 사일러스는 라인전이 잘 풀리면 초반에도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아칼리는 보통 6레벨부터 주도권이 생긴다. 첫 귀환 전 라인전이 잘 풀리면 복귀 후부터 주도권을 잡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건우의 강점인 첫 귀환 전 라인전에서 많은 것들이 결정되는 셈이다. 김건우는 “첫 라인전을 하면 게임의 흐름이 대강 보인다”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