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소속 공격수 손흥민이 최근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에 미안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을 득점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지만 이번 시즌은 공식전 30경기에서 8골 3도움만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18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부상을 탓하지는 않는다. 그저 크게 좌절했을 뿐”이라며 “팀을 도울 기회가 있지만 지난 시즌만큼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항상 내 경기들을 돌려 보면서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내가 무엇을 더 잘할 수 있을지 보려고 한다”며 “지난 몇 년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시즌을 보냈지만, 가끔은 힘든 시간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기도 한다. 지금은 긍정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짐했다.
그는 “팬들이 내게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걸 알고, 나 역시 그렇다. 나를 향한 비판에는 100% 동의한다”며 “팀과 팬들, 구단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잘해온 만큼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다시 그렇게 해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21경기 나서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등 컵 대회까지 포함하면 30경기에서 8골 3도움을 올렸다.
토트넘은 현재 EPL에서 승점 39를 획득, 5위에 포진해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 내에 진입하는 게 목표지만 손흥민의 발끝 영점조절이 지난 시즌만 못해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설상가상으로 사령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담낭염 수술 후 회복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여러모로 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우리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전에도 이런 일은 겪어본 것”이라며 필사의 각오를 다졌다. 그는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셨다. 우리가 무언가 돌려드려야 한다”며 “감독님은 내게 모든 것을 줬다. 나도 모든 것을 돌려주고 싶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좋은 선수단을 갖추고 있으니, 어려운 시기에 하나로 뭉쳐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안면 보호대를 쓰고 출전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을 회상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솔직히 월드컵에 출전하기에 100% 적합한 상태가 아니었다”면서도 “5년 동안 대표팀 주장을 맡았고, 동료들과 모든 예선을 치렀기 때문에 기회를 놓치는 게 더 악몽 같았을 거다. 그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모든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안방으로 불러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다. 자리를 비운 콘테 감독 대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수석코치가 당분간 팀을 이끌 전망이다. 그는 과거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에서 콘테 감독을 보좌했다. 2021년 11월 콘테 감독이 토트넘 지휘봉을 잡을 당시 함께 토트넘으로 왔다. 그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르세유전, 지난 6일 EPL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팀을 지휘해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