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 권도형, 비트코인 1만개 빼돌려 현금화

입력 2023-02-18 14:12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테라 홈페이지 캡처

‘루나·테라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 이상을 빼돌려 현금화한 뒤 이를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발장에 적시된 내용에 따르면 권 대표는 비트코인 1만개를 ‘콜드월렛’(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실물 암호화폐 저장소)에 보관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부터 주기적으로 이 자금을 스위스 은행으로 이체해 현금으로 전환했다.

이날 현재 비트코인 시세는 2만4000 달러 수준이다. 비트코인 1만개를 현금으로 환산하면 2억4000만 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SEC는 또 권 대표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문제의 스위스 은행에서 1억 달러(1300억원) 이상을 인출했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SEC는 전날 권 대표를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고발했다. 권 대표는 무기명증권을 제공, 판매해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히는 등 최소 400억 달러(약 51조7000억원) 규모의 사기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UST가 미 달러화와 1대1 교환 비율을 유지한다고 광고했지만 SEC는 이를 거짓이라고 결론내렸다. 권 대표는 작년 말 세르비아로 체류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9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권 대표에게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최고등급 수배인 적색수배가 내려져 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