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육성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 플랫폼 기업 카카오가 합류한 경영권 분쟁에도 연일 강세를 나타냈던 SM엔터테인먼트 주가가 6거래일 만에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SM의 현재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가를 훌쩍 넘은 13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SM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13만1900원)보다 1.36%(1800원) 하락한 13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SM은 13만원 위에서 이번 주를 완주했다. 다만 지난 10일부터 지난 16일까지 5거래일 동안 이어왔던 상승은 잠시 멈췄다. 이날 장중 4% 넘는 낙폭을 기록하고 12만6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주당 12만원에 총액 4228억원을 들여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일자는 다음 달 6일이다. 이 전 총괄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 거래를 완료하면 SM 최대주주가 된다.
SM은 이 공시가 나온 날부터 불과 1주 만에 34%나 급등했다. 하이브는 SM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보통주 지분 25%를 확보하기 위해 다음 달 1일까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에 응할 수 있는 SM 소액주주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5만2129명으로, 전체 지분의 70.53%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12만원을 상회하는 SM 주가에서 하이브는 소액주주 지분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SM 소액주주, 이른바 ‘SM 개미’들이 하이브의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탓이다.
SM 경영진은 하이브, 이 전 총괄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SM 이사회는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플랫폼 기업 카카오에 제3자 방식으로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카카오는 SM 지분 9.05%를 확보했다. 이로 인해 SM 경영권 분쟁은 ‘현재 경영진 및 카카오’와 ‘하이브 및 이 전 총괄’의 양 진영으로 나뉘어 전개되고 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 전 총괄의 역외탈세 의혹과 SM 소속 여성 그룹 에스파의 ‘나무 심기’ 가사 강요 논란도 불거졌다. 이를 주장한 건 이 전 총괄의 처조카인 이성수 SM 대표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이 전 총괄의 의혹과 관련해 사내 이메일을 발송하고 “앞으로 성립되지 않을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대표의 폭로를 계기로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면서 하이브 주가는 이날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46%(8500원) 덜어진 1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