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기현 부동산 의혹’ “시기·방법론적으로 개연성 떨어져”

입력 2023-02-17 14:55 수정 2023-02-17 14:58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김기현 의원의 ‘울산 KTX 연결도로 시세차익’ 의혹에 대해 “정치권력을 이용한 투기라고 보기에는 시기적으로나 방법론적으로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기현 후보의 울산역 인근 땅 보유문제로 인해 각 후보 진영에서 의혹제기가 많다”며 이같이 썼다. 이 전 대표는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사실 토지의 구매시기인 1998년은 김기현 후보의 정계입문시기인 2004년과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치나 행정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는 의도로 구매했다고 보기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KTX 울산역의 개설은 2010년에 이루어지고 정치권에서의 공론화 또한 김기현 후보가 땅을 구매한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에 2003년경 이루어 졌기 때문에 그 연결도로의 개설을 예측하고 땅을 구매했다고 확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정치하면서 매번 정치적 행보를 할 때마다 주가관리 하러 나왔다는 지적을 받는 안철수 후보의 억울함 정도가 김기현 후보의 억울함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권력을 이용해 맹지에 도로 낸 권력형 투기가 아니라면 ‘투기현’이라는 명칭보다는 그냥 ‘투자현’ 정도가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안철수 의원 측이 제기 중인 해당 의혹은 KTX 울산역 연결도로 노선계획이 김 의원이 소유한 임야를 지나도록 변경되면서 김 의원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게 됐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17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유앤아이센터에서 열린 화성시 당원 교육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안 의원 측의 의혹제기에 적극 대응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공군호텔에서 열린 직능경제인단체 총연합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을 겨냥해 “패색이 짙어지자 민주당식 가짜뉴스를 퍼뜨리면서 우리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측은 또 “‘안철수 후보의 흑색선전, 인신공격’과 관련해 중앙당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측에 엄중한 조치를 강력히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 측은 지난 16일 설명자료를 통해 “해당 임야는 1998년 2월에 매입했다”며 “이 임야를 지나는 KTX 도로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6년 3월 이후”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 측은 이어 “해당 임야의 현재 시세는 평당 3만원대 내외로 ‘1800배’ 시세 차익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가 17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 측도 반격에 나섰다. 안철수캠프 이종철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을 정조준해 “하라는 해명은 않고 성만 내더니, 뒤늦게 '설명 자료'를 내며 선관위에 ’엄중 조치’ 공문을 동시에 보내는 행태가, 과연 자신의 의혹을 성실하게 해명하는 자세인가 아니면 겁박하고 윽박질러 말을 막으려는 무소불위 권력자의 행태”라고 직격했다. 이어 “상대 후보의 문제제기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야당의 공세를 어떻게 방어할 것이며, 국민을 어땋게 납득시킬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에 참석, 대구·경북(TK) 당심에 호소했다. 안 의원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020년 3월과 대선 국면이던 2021년 12월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한 바 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