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강달러’… 2개월 만에 장중 1300원 돌파 “왜?”

입력 2023-02-17 14:35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직원이 지난해 6월 23일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300원을 돌파했다. 1300원대 달러 가치는 ‘강달러’의 둔화 국면이던 지난해 12월 20일 1305원을 기록한 뒤 2개월여 만이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로 달러화 강세 조짐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7일 낮 12시를 넘겨 서울 외환시장에서 1303원 위까지 치솟았다. 급등세는 다소 잦아들어 오후 2시30분 현재 1299.0원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의 속도가 늦춰졌고, 이에 따라 연준의 긴축 기조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 홈페이지를 보면, 유로‧엔(일본)‧파운드(영국)‧캐나다달러‧크로나(스웨덴)‧스위스프랑의 6개국에 대한 미국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같은 시간 0.52% 오른 104.401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6일 밤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한 1월 PPI를 발표했다. PPI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보다 6.0%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발표치만 해도 전월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 1월 다시 상승으로 전환했다.

블룸버그에 취합된 1월 PPI 상승률에 대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4%였다. 발표된 숫자는 모두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다.

도매상의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PPI는 CPI의 선행성을 나타낸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4일 1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4%로 발표했다.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이어졌지만,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상승률인 6.5%보다 0.1% 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다.

PPI와 CPI에서 모두 느려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확인한 만큼, 고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받게 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상)을 택한 비율은 81.9%, ‘빅스텝’(0.5% 포인트 인상) 우세 의견은 18.1%로 나타났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5~4.75%다. 빅스텝이 시행되면 기준금리의 하단도 5%대에 진입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