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꺾마” 7년간 26번 시험관시술, 아이 품안에

입력 2023-02-17 10:38 수정 2023-02-17 14:48
난임 상담 모습. 서울의료원 제공

제주도에 사는 만 43세 A씨는 최근 고대하던 아이를 품에 안았다. 하지만 A씨가 출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왼쪽 난관 폐쇄와 배란기능 장애로 인해 자연임신이 어려웠던 그는 지난 2015년 지역 병원에서 첫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 하지만 첫 번째 시술은 화학적 임신이었고 ‘엄마가 되기 위한’ 그녀의 7년 넘는 도전이 시작됐다.

A씨는 이후 해당 병원에서 6차례 시술을 받았으나 매번 실패하였고 급기야 남은 오른쪽 난관마저 폐쇄 진단을 받게 됐다. 2017년 상경한 A씨는 서울의 여러 병원에 다니며 신선과 동결이식 시술을 수차례 받았으나 결국 임신에 실패했다.

오랜 난임과 반복되는 시술로 힘들어하던 A씨는 새로운 병원을 수소문해 2020년 8월, 만 40세에 서울의료원 가임클리닉을 방문해 다시 시험관 시술을 받았다. 이후 5회에 걸친 난자 채취와 착상 전 유전선별검사를 실시해 두 차례 이식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했으나 각각 임신 6주와 7주에 유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난임 시술을 받던 A씨는 지난해 5월 세 번째 이식 수술로 임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임신 초기에 유산의 위기가 찾아와 입원 후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이후 병원 근처에 숙소를 잡고 태아가 안정을 찾는 12주까지 산전 진찰을 지속했다. 그 뒤 제주도로 내려간 A씨는 지난달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이를 무사히 품에 안았다. 지난 7년간 모두 26차례의 난임 시술 끝에 무사히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것이다.


A씨의 난임 시술을 담당했던 서울의료원 가임클리닉 김민정 과장은 17일 “반복되는 착상실패와 유산이 복합적으로 있는 환자 사례에 맞춰 시술을 진행해 임신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또 “시험관 시술의 경우 첫 회 성공률은 나이에 따라 15~30%이고 3~4회 누적 성공률은 25~60%까지 보고되고 있어, 이번 사례와 같이 3회 이상의 이식 시술에서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2019년 문을 연 서울의료원 가임클리닉은 난임 전문 병원 출신의 의료진과 연구진의 숙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난임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공공의료기관 난임 시술의 적정 서비스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김 과장은 “A씨 부부는 오랜 난임 치료 과정 속에서도 아이를 갖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며 부모가 되는 꿈을 포기하지 말 것을 난임 부부들에게 당부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