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폭력 사건 가해자 10명 중 7명은 교회 리더”

입력 2023-02-17 10:03 수정 2023-02-17 15:51


기독교반성폭력센터가 지난해 진행한 교회 성폭력 사건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10건 중 7건 이상은 목회자나 간사, 선교사처럼 신앙 공동체의 ‘리더’ 역할을 맡은 이가 가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가해 유형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성폭행이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17일 이 같은 결과가 담긴 ‘기독교반성폭력센터 2022년 상담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해 이 단체에 접수된 교회 성폭력 사건 건수는 38건으로, 이들 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담임목사는 12명, 부목사는 9명, 간사‧리더‧교사는 총 6명으로 가해자의 71.1%를 차지했다.

접수된 사건 38건 중 피해자가 1인인 경우는 33건이었다. 나머지는 2인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건들로 전체 피해자 수는 47명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의 연령을 보면 20대가 13명(27.6%)으로 가장 많았으며 미성년 피해자도 8명(17.0%)이나 됐다. 피해자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미성년이나 20대 여성이었던 셈이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20대 피해자 중엔 20대 초반 여성이 많았다”고 전했다.

접수된 성폭력 사건 38건의 피해 유형 가운데 가장 많았던 것은 성폭행으로 총 15건에 달했다. 성추행이나 성희롱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경우도 각각 7건, 8건이었다.

가해자 38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한 나머지 35명이 저지른 성폭력은 평소 알고 지낸 성도를 상대로 이뤄졌다. 가해자의 소속 교단을 보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이 8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예장통합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각각 3건으로 뒤를 이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2022년 이전부터 다루고 있던 사건 9건과 지난해 접수된 사건 38건을 합한 총 47건 가운데 16건에 대해서는 형사 고소가 이뤄졌으며, 11명이 실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