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마다 반전… 크록스 ‘어닝 비트’ [3분 미국주식]

입력 2023-02-17 07:59 수정 2023-02-17 08:21
코로나19 대유행 초창기인 2020년 4월 28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가 12시간 교대 근무를 마친 뒤 크록스 신발을 벗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신발 브랜드 크록스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올해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발표하고 주가를 높였다. 크록스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실외 활동 제한과 자가격리에 따른 실내화 수요 증가로 주가를 높인 ‘팬데믹 수혜주’로 꼽힌다. ‘리오프닝’에서 매출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뒤집고 탄탄한 실적을 확인했다.

1. 크록스 [CROX]

크록스는 17일(한국시간) 프리마켓에서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확인한 뒤 나스닥거래소에서 4.4%(5.53달러) 상승한 131.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크록스의 분기 매출은 9억45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65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취합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다. 전망치에서 매출은 9억3900만 달러, EPS는 2.26달러였다.

크록스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선언됐던 2020년 3월 8.4달러까지 추락한 뒤 강한 반등을 타고 2021년 11월 183.88달러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편안한 실내 물품들이 선호되면서 크록스 신발은 불티나게 팔렸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조금씩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에도 크록스 매출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번에는 세계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미국 콜로라도주 브룸필드에 본사를 둔 크록스의 분기 매출은 내수를 포함한 북미에서 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다른 대륙에서 47%나 급증했다.

크록스는 올해 6~8%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크록스 최고경영자(CEO) 앤드류 리스는 성명을 내고 “크록스 제품의 해외 매출과 헤이듀드의 미국 내 판매 증가로 2023년은 기록적으로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헤이듀드는 크록스의 자회사로, 이탈리아계 신발 브랜드다. 크록스는 한때 경쟁사였던 헤이듀드를 지난해 2월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2. 파라마운트글로벌 클래스 B [PARA]

미국 미디어·콘텐츠 기업 파라마운트글로벌은 이날 나스닥거래소 본장 개장을 앞둔 프리마켓에서 전망치에 미달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파라마운트의 분기 매출은 81억3000만 달러, 조정 EPS는 0.08달러로 집계됐다.

팩트셋 전망치에서 매출은 81억7000만 달러, EPS는 0.24달러였다. 실적은 전망치를 밑돌았다. 이로 인해 파라마운트 클래스 B주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4.24%(1.04달러) 하락한 23.5달러에 마감됐다.

파라마운트는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플러스에서 신규 구독자를 늘리고도 산하 방송사인 CBS의 부진으로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계기로 정치광고가 늘었지만 TV 광고 수익은 같은 해 12월까지 3개월간 7%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2월 전신 비아콤CBS에서 사명을 변경한 기업이다. CBS는 물론 MTV와 니켈로디언처럼 전통의 인기 TV 채널을 소유했다. 지난해 톰 크루즈 주연의 히트작 ‘탑건: 매버릭’은 파라마운트픽처스에서 배급됐다.

3. 미국 1월 생산자물가지수

미국 노동부는 뉴욕증시 개장을 앞두고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했다. PPI는 전월 대비 0.7%, 전년 동월보다 6.0%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발표치만 해도 전월 대비 0.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지난 1월 다시 상승으로 전환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에 취합된 1월 PPI 상승률에 대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5.4%였다. 발표된 숫자는 모두 전망치를 모두 상회했다.

도매상의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성을 나타낸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지난 14일 1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6.4%로 발표했다.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이어졌지만, 직전월인 지난해 12월 상승률인 6.5%보다 0.1% 포인트 내려가는 데 그쳤다.

PPI와 CPI에서 모두 느려진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확인한 만큼, 고물가를 잡기 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받게 됐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이날 오전 7시20분 현재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상)을 택한 비율은 86.3%, ‘빅스텝’(0.5% 포인트 인상) 우세 의견은 13.7%로 나타났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5~4.75%다. 빅스텝이 시행되면 기준금리의 하단도 5%대에 진입한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