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땅투기’ 띄운 황교안…이준석 “총리님이 희망”

입력 2023-02-17 06:31 수정 2023-02-17 07:04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후보들이 15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첫 TV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3·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김기현 후보의 땅 시세차익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후보를 “희망” “내 마음속 1등”이라고 치켜세운 데 이어 “의외로 관심을 받는 분이 될 수 있겠다”는 견해를 전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오후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전화 인터뷰에서 “황 후보는 지금까지 음모론적 주장, 부정선거론을 얘기하면서 실망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전날 (TV토론회에서) 그런 부분이 절제되고 적절한 이의제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의외로 선거토론회에서 관심받는 분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한 달간 대통령실에서 후보를 낙마시키려 했고, 여러 정치공학적인 방법으로 김 후보를 대표로 만들려고 노력한 것이 세간의 인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막판에 김 후보와 황 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보는 분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전날 황 후보 스탠스를 보면 (단일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황교안(왼쪽부터), 천하람, 안철수,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황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김 의원을 향해 “KTX 울산 역세권 연결 관련 의혹을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 김 후보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휘어지게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 그래서 3800만원에 산 땅에 엄청난 시세 차익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김 후보는 “(황 후보가) 혹시 민주당 소속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TV토론회가 끝난 이후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역시 우리 총리님이 희망이다”라고 짧은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글에서는 한 매체가 보도한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TV토론 전문가 평가’ 결과를 공유하며 “제 마음속의 1등은 총리님인데 전문가들의 생각은 좀 다르군요. 천하람이 토론 1등이라고 합니다”라고 적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 연구소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박상병 정치평론가가 참여한 해당 평가에서는 천하람 후보가 가장 높은 점수인 6.85점(10점 만점)을 얻었고, 황 후보는 5.75점으로 최하점을 기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밝게 웃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이날 광주·전북·전남 합동연설회에서 안 후보가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집중 추궁한 데 대해 “속된 말로, 젊은 사람들 표현으로 (김 후보가) 급발진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안 후보가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대통령실의 강한 반응에 수그리는 모양새였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도 언급 안 하겠다며 죽은 모습으로 임했다”면서 “국민과 당원들이 관심을 두는 지점은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는 정치인인지, 윤핵관과 대립 관계를 가져갈지 협조할지에 대한 답이다.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것 같아 (국민과 당원들이) 혼란스러운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안 후보가 ‘총선을 승리하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데 대해서는 “총선에서 이기면 당대표 두세 번은 더 해야 한다”며 “배수의 진이 좋은 건 아니다. 꼭 그렇게까지 본인의 거취를 지금 상황에서 걸 필요가 있었겠나”라고 했다. 이어 “당대표 역할이 총선 승리도 있지만, 총선 승리 이후에는 그것을 기반으로 더 많은 당 개혁을 할 수 있다”며 “그런 것을 빼놓고 사퇴하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