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6일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입장이 없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유일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사필귀정”이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지난 대선 때부터 이미 많이 드러나 있지 않았느냐”면서 “범죄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한 것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권에서는 이번 구속영장 청구가 결국에는 여권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낱낱이 공개되면, 이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과 실망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적어도 여권에 악재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가 무리했거나 부실했던 것이 드러날 경우 여권이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당연한 결과”라고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양심에 따라 투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촉구한다”면서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라 양심껏 표결하자”고 촉구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21대 국회가 헌정사에 양심을 저버린 죄인으로 기록되지 말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이 당의 최고 권력자를 위해 국회를 범죄자의 소도로 전락시키거나, 유구한 당의 역사에 먹칠을 자초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민주당 내에 조용히 숨죽여 있는 동료의원들의 상식 그리고 양심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구속영장 청구의 원인을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며 “자신의 진술 거부는 물론 관련자에 대한 입막음과 증거인멸 시도만 보더라도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양 수석대변인은 이어 “체포동의안 표결에 혹시라도 단일대오가 무너지고 둘렀던 방탄막이 벗겨질까 노심초사”라면서 “온갖 방식으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소속 의원들을 압박하는 행태에서 이 대표의 불안감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회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여야가 하나가 되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며 “민주당이 국민을 버리고, 부정부패를 옹호하는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지역 토착 비리 혐의로 점철된 구시대적 정치행태가 이 땅에서 사라지는 단초가 되길 희망한다”며 “부패한 정치인은 정치권에서 퇴출당하여야 한다는 것은 국민적 합의이자 국민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헌 문동성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