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벅스 잘팔렸다” 로블록스 26% 급등 [3분 미국주식]

입력 2023-02-16 17:11
로블록스가 16일(한국시간) 현재 트위터 프로필 배경화면으로 사용한 게임 실행 화면들. 로블록스 트위터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지난해 하락장에서 쪼그라들었던 ‘메타버스 게임 대장주’ 로블록스가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가를 26%나 끌어올렸다.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은 ‘대장화폐’ 비트코인의 상승을 따라 17% 급등했다. 나스닥지수는 16일(한국시간) 마감된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의 상승을 타고 1만2000선을 회복했다.

1. 로블록스 [RBLX]

로블록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 본장 개장을 앞두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 매출은 8억994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48달러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애널리스트 의견을 취합한 전망치에서 매출은 8억8140만 달러, EPS는 –0.52달러였다.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다. 주당순손실이 예상보다 4센트 줄었다. 메타버스 게임인 로블록스에서 매출은 결국 화폐처럼 사용하는 가상통화 ‘로벅스’의 판매량을 나타내는 ‘부킹’(예약)에 해당한다. 이 게임에서 로벅스를 통해 아바타를 꾸미고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다. 로벅스의 판매량 증가는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로블록스는 미국의 10대에게 선호되는 메타버스 게임이다. 이용자는 크리에이터로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안에서 콘텐츠의 생산자와 소비자의 활동 방식과 수익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늘어난 실내 활동에 따라 로블록스도 성장했지만, 지난해 자산시장의 붕괴와 함께 주가도 추락했다.

로블록스는 이제 재기를 준비하고 있다. 로블록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마이클 거스리는 “연말연시 부킹이 의미 있게 늘어났다.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 두 달 연속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늘었다”며 “모든 지역과 연령대에서 이용자가 늘었다. 특히 17세 이상 이용자가 강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로블록스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6.38%(9.41달러) 급등한 45.08달러에 마감됐다. 지난해 5월 21.65달러로 52주 신저가를 찍은 뒤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저점 대비 100% 넘게 상승했다. 52주 신고가는 59달러다.

2. 코인베이스글로벌 [COIN]

코인베이스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17.47%(10.31달러) 상승한 69.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상 처음으로 제도권 증권시장인 나스닥에 2021년 4월 상장됐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결국 암호화폐 시장의 등락을 따라 움직인다.

코인베이스 주가 상승을 이끈 건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5일 밤부터 급등해 3000만원 선을 탈환했다. 24시간 상승률이 10%를 넘겼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4시5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1.01%, 1주 전 대비 8.37% 오른 2만4576달러(약 3155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국내 거래소 빗썸에서 같은 시간 비트코인 거래가는 3145만원이다.

3. 시스코시스템스 [CSCO]

미국 통신장비 기업 시스코시스템즈는 나스닥거래소 본장을 끝낸 뒤 회계연도 기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시간 외 매매에서 주가를 높였다. 본장에서 1.57%(0.75달러) 오른 48.45달러를 기록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3.22%(1.56달러) 추가로 상승해 50.01달러에 도달했다.

시스코의 분기 매출은 135억9000만 달러, EPS는 0.88달러로 집계됐다.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매출 134억3000만 달러, EPS 0.86달러를 웃돌았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 척 로빈스는 컨퍼런스콜에서 “하드웨어 제품의 일부 요소가 여전히 과제로 남았지만 전반적으로 기업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