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되면 그로부터 4∼5년 뒤 제주 바다로 흘러들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공동연구결과가 나왔다. 그간 여론 관심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로 인한 우리 해역의 삼중수소 등 농도 변화에 집중됐고, 변화가 있을 때까지의 해류 도달 소요 시간도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이 소요 시간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약 5년으로 수렴(국민일보 2월 2일자 12면 참조)했었는데, 유사한 결론이 국책연구기관 연구 결과로도 제시된 셈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공동연구진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해양확산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삼중수소는 오염수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으로 바다에서 해류를 따라 확산·이동한다. 일본 도쿄전력의 정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도 삼중수소를 걸러낼 순 없다.
연구결과를 보면 오염수 속 삼중수소는 4~5년 뒤부터 제주 해역에 본격적으로 유입돼 10년 후에는 0.001Bq/㎥ 안팎에 도달한다. 이는 국내 바닷물 농도인 172Bq/㎥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기존 자연 상태의 바닷물에 있는 삼중수소 농도보다 10만분의 1 정도 높아진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다만 약 0.0001Bq/㎥의 저농도 해수는 방류 2년 만에도 일시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시뮬레이션 결과는 앞서 알려진 해외 연구진의 분석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2021년 중국 국가해양국 제1해양연구소는 10년간 총 900조㏃의 삼중수소가 희석 없이 방류될 경우 5년 뒤 0.001㏃/㎥ 농도의 삼중수소가 국내 해역에 도달한다고 발표했고,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마린폴루션 불러틴’에 게재됐다. 지난해 중국 칭화대도 일본 동쪽 태평양 해역의 농도를 1이라고 가정하고, 10년 뒤 100분의 1 수준의 삼중수소가 국내 해역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연구는 일본 정부가 다음 달부터 10년간 매년 22조Bq씩 총 220조Bq의 삼중수소를 방출한다는 가정 아래 이뤄졌다. 이 양은 일본이 계획한 연간 최대 방출량이다. 연구진은 오염수가 수산물 등 국내 해양 생태계에 미칠 영향까지는 다루지 않았다.
이슈&탐사팀 박장군 이택현 정진영 이경원 기자 general@kmib.co.kr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