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의 확산은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반도체의 양과 질 모두에서 발전이 필요하다.
핵심은 AI 구현에 최적화한 성능을 내면서 전력 소모를 줄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범용으로 나온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등을 사용했다면 앞으로는 AI에 특화한 ‘AI 반도체’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44억 달러에서 2026년에 861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SK텔레콤·SK하이닉스 등에서 합작해 설립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올해 AI 반도체 ‘사피온 X330’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피온은 지난 2020년 11월에 한국 기업 최초로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선보였었다. X220은 추론에 최적화한 데이터센터 전용 제품이다. X330은 AI 모델 학습을 지원하고, 자동차·보안·미디어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KT가 300억원을 투자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은 최근 데이터센터향 시스템온칩(SoC) ‘아톰’을 내놓았다. 자연어 처리, 이미지 검색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작업 범위의 효율화를 통해 엔비디아 A100의 20% 수준으로 전력 소비량을 줄였다. 챗GPT는 A100을 1만개 이상 사용한다.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해 초거대 AI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메모리 반도체도 AI 맞춤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2월 세계 최초로 AI 엔진을 메모리에 탑재한 HBM-PIM을 개발했다. 데이터센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CLX 기반의 D램 메모리, 데이터 성격에 따라 구역을 분류해 저장하는 차세대 서버용 저장장치 ZNS SSD 등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등 AI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AI 챗봇 서비스는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