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탈출했나… 수도권 아파트 매매 4개월 연속 증가 “회복세 판단 일러”

입력 2023-02-16 15:30 수정 2023-02-16 15:36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4개월 연속 늘며 ‘거래 절벽’으로부터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 그쳐 거래 회복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16일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올해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계약 체결건수는 6647건으로 전월 대비 36.2% 증가했다. 이달 15일까지 신고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5월 9842건에서 9월 3981건까지 빠르게 줄었던 수도원 아파트 매매거래는 10월 4113건, 11월 4706건, 12월 4882건에 이어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늘었다. 전월 대비 거래 증가폭이 비교적 컸던 11월에도 14.4% 늘어나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달 거래량 회복은 눈에 띈다. 10월, 12월 증가율은 각각 3.3%, 3.7%였다.

지난달 서울(1220건)과 인천(1163건)은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 이상 매매계약이 이뤄졌다. 각각 800건대였던 전월 대비 45.8%, 29.9% 늘었다. 경기는 같은 기간 3150건에서 4264건으로 35.4% 증가했다. 1월 계약분에 대한 신고기한(계약 후 30일)이 아직 남은 점을 감안하면 각 지역 지난달 거래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 거래 증가는 지난해 12월 대출 규제 완화, 올해 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수도권 규제지역 해제 등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 심리가 다소 개선됐음을 시사한다.

1월 기준으로 볼 때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기(5312건)보다는 많지만 2021년(2만9562건)이나 2020년(3만1673)에는 크게 못 미친다. 직전 3년간 1월 평균 거래량이 2만2182건으로 아직 30.0% 수준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현시점에서 거래 회복세를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추이를 고려한다면 지난해 하반기와 같은 추가 감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매매된 아파트는 62.8%가 ‘3억원 초과~9억원 이하’ 구간의 중저가 매물이었다. 이 비중은 전월 58.6%보다 4.2% 포인트 늘었다.

서울은 노원 도봉 성북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9억원 이하 매수세가 집중됐다. ‘6억원 초과~9억원 이하’가 31.5%로 가장 많고 ‘3억원 초과~6억원 이하’가 25.4%로 뒤따랐다. 강남3구는 정비사업 단지와 대단지 위주로 거래가 늘며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도 소폭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월 24억원대였던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가 18억원대에 거래되는 등 가격 내림폭이 컸다.

경기와 인천은 ‘3억 초과~6억원 이하’ 거래가 각각 50.8%, 51.9%로 절반을 넘겼다. 경기는 2021년 최고가 대비 낙폭이 컸던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와 수원 영통구에서 이 금액대 거래가 활발했다. 인천은 청라국제도시, 송도신도시와 남동구 30평대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 12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0%대로 1월에도 살아나지 못했다.

백 연구원은 “현재 급매 위주의 하향거래가 지속되고 있고 이자상환 부담, 경기 불황 등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매수 심리가 반전되기보다 점진적으로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