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571만원’… 충북도의회 해외연수 4년 만에 재개

입력 2023-02-16 14:09 수정 2023-02-16 15:57

코로나19로 중단된 충북도의회 해외연수가 4년 만에 재개됐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서민들의 삶이 더 팍팍해지면서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흘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도의원 7명과 직원 3명이 동행한다. 도의회는 1인당 최대 480만원을 지원한다. 이번 도의원 출장 경비는 1인당 571만원으로 91만원은 자부담이다. 전체 예산 5697만원 중 교통비 3110만원, 숙박비 1291만원, 식비 887만원 등이다.

도의회는 마을에서 소요하는 에너지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독일 펠트하임 에너지 자립마을과 체코 프라하 중앙소방서, 독일 뮌헨교통박물관·베를린 도시청소공사 등을 방문한다.

이마저도 시간과 면담자 등이 확정되지 않은 비공식 방문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 중 하루는 체코 프라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봐 자칫 외유성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체스키크롬로프에서 하룻밤을 머물거나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일정도 교통체계 체험으로 포함됐다.

도의회는 이번 해외연수로 충북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자립 사업의 발전 방향과 효율적인 재해·재난 대응 방법 등을 도출한다는 구상이다.

도의회는 공무국외출장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각 위원회의 해외연수 계획을 심의하고 승인하지만 최근 5년 간 위원회가 반려한 계획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심의위원회는 교육계·법조계·시민단체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16일 “지방의회 해외연수 취지를 살리려면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귀국 후 성과보고회를 의무화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외국 사례를 지역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의회 다른 상임위들도 다음 달 일제히 해외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정책복지위원회는 영국(3월 29일∼4월 6일), 행정문화위원회는 미국(3월 27일∼4월 3일), 산업경제위원회는 프랑스·네덜란드(3월 28일∼4월 5일), 교육위원회는 호주·뉴질랜드(3월 27일∼4월 4일)를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앞서 청주시의회는 개원 석 달여 만인 지난해 10월 6개 상임위원회가 줄줄이 해외연수를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시정 파악에도 턱없이 모자란 시간에 해외연수가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