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 청구… 野 “전대미문 폭거” 與 “자초한 일”

입력 2023-02-16 11:17 수정 2023-02-16 13:0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조원경로당에 난방비 지원 현장방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 정적을 제거하려는 전대미문의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특히 “이제부터 ‘윤석열 검찰’과의 전쟁”이라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는 검찰에 나가 진술을 거부하고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구속영장 청구 원인을 이 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검찰이 끝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군사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윤석열 검찰 만행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조원경로당에 난방비 지원 현장방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청구했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안 수석대변인은 구속영장이 청구 요건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장동 일당들의 뒤바뀐 진술 말고 이 대표에게 덮어씌운 혐의들을 입증할 물증이 단 하나라도 있느냐”며 “범죄인의 바뀐 진술만 있을 뿐 물증은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안 수석대변인은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이미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대표에게 도주 우려가 어디 있고, 용의자라며 주변 사람들을 모두 잡아가 놓고 증거 인멸이 웬 말인가”라며 “수사를 피한 적 없고 증거를 인멸하지도 도주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특히 “야당 대표를 세 차례나 소환했다. 300번의 압수수색도 부족해 당사와 국회까지 압수수색했다”며 “그런데도 구속하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예견된 일이다. 이 대표를 범죄자로 예단하고 시작한 수사였고 이 대표를 기소하지 않고는 끝나지 않을 수사였다”며 “정해놓은 결말을 향해 가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국 검찰 수사는 대장동 진상을 밝히는 게 아니라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제1야당 대표의 정치생명을 끊기 위한 목적임이 명명백백하다”고 주장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결코 무릎 꿇지 않겠다”며 “윤석열 검찰의 야당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결과”라며 국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구속영장 청구 원인을 이 대표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며 “자신의 진술 거부는 물론 관련자에 대한 입막음과 증거인멸 시도만 보더라도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체포동의안 표결에 혹시라도 단일대오가 무너지고 둘렀던 방탄막이 벗겨질까 노심초사”라며 “온갖 방식으로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소속 의원들을 압박하는 행태에서 이 대표 불안감이 드러난다”고 꼬집었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169석을 보유한 만큼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현재로서는 많다.

양 수석대변인도 이를 의식한 듯 “대표의 과거 시절 범죄 혐의에 양식 있는 의원들의 상식적인 판단이 민주당을 살리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당부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진심으로 촉구한다. 국회의원 윤리강령에 따라 양심껏 표결하자”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