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가 돌아왔다는 것이 행복하다.”
한국 남자 골프의 ‘기대주’ 김주형(21·나이키)이 자신의 우상인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7개월만의 투어 복귀에 대한 소감이다.
김주형과 우즈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근교 리비에라CC(파71)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 동반 출전한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타이거와 같은 대회에서 경기를 하는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김주형은 “나에게는 정말 특별한 시간이다. 내가 투어에 합류한 이후 그와 경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래서 이렇게 같이 출전한다는 자체로도 특별하고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타이거가 출전하면 그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나도 선수지만 타이거가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타이거가 돌아온 것에 행복하다”고 했다.
김주형은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이번이 첫 출전이다. 그는 2020년 대회 때 갤러리로 대회를 직관한 적이 있다. 그는 “이전에는 로프 밖에서 경기를 관람했는데 이 곳에서 내가 경기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하고 기쁘다”라며 “2020년에 왔을 때, 퍼팅 그린 근처에 있을 때 타이거 우즈가 바쁘게 그 옆을 지나갔다. 크리스 프랫(배우)과 다른 유명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지만 타이거를 봤을 때가 가장 신기했다”고 회상했다.
김주형은 이 대회 준비를 위해 지난주에 코스를 찾아 18홀 연습 라운드를 했다. 그리고 어제 9홀을 돌아 코스 점검을 마쳤다. 그는 “이 코스는 정말 환상적”이라며 “이 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다 좋다. 내가 지금까지 쳐봤던 코스들 중 손꼽히게 좋은 것 같다”고 느낌을 밝혔다.
김주형은 작년 가을 시리즈에 2승을 거둬 타이거 보유하고 있던 PGA투어 최연소 2승 기록을 갈아 치웠다. 그 의미에 대해 김주형은 “아주 특별하다. 그래서 타이거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지만 그래도 그와 이름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준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무언가를 잘 해내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이제 막 커리어를 쌓고 있는데, 그런 기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참 특별한 일이다. 감사하기도 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록과 좋은 꼬리표들이 내 이름 뒤에 따라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은퇴하면 그 기록들이 모여 훌륭한 선수라고 기억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굉장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한국 남자 골프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그는 “나는 아시아에서 자랐다. 미국으로 오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면서 “(내가) 롤모델이 되려고 한다기 보단 많은 노력을 쏟아 부으면 이것이 정말 가능하고 꿈을 이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엄청난 노력을 하면 꿈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과 시즌 목표에 대한 속내도 밝혔다. 김주형은 “매년 한번의 우승을 할 수 있으면 좋다. 하지만 나는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라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계속 배우고, 계속 경험하고 큰 선수로 자라나고 싶다. 내가 정한 목표를 하나씩 하나씩 이뤄내고 싶다. 그리고 매년 조금씩 발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