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 이벤트 과녁된 한동훈의 대답 “그냥 좀 후져”

입력 2023-02-16 07:56 수정 2023-02-16 10:04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얼굴을 과녁 삼아 '활 쏘기'를 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일부 진보단체가 집회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얼굴 사진이 붙은 인형을 과녁 삼아 활쏘기 이벤트를 벌인 것에 대해 “혐오 표현에 가까운 것이라 보고, 다 떠나서 그냥 보기에 좀 후지다”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 본인의 얼굴도 활쏘기 이벤트에 활용됐다.

한 장관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해당 집회를 언급하며 “대한민국의 법치나 공권력이 이렇게 무력해 보일 수 있나”라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유 의원이 “그런 행사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가서 윤 대통령 퇴진, 김 여사 특검을 연호하는 모습도 정말 생각해봐야 할 일”이라고 하자 한 장관은 “설마 저 장소(활쏘기 이벤트)에 (민주당 의원들이) 가진 않았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 11일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촛불행동은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정부 규탄대회를 열면서 ‘활쏘기’ 이벤트를 해서 논란이 됐다. 당시 촬영된 사진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한 장관의 얼굴이 과녁처럼 놓여있었다. 플래카드에는 ‘난방비 폭탄, 전쟁위기, 깡패 정치, 친일매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윤석열에 활쏘기’라고 직접적으로 적혀 있었다. ‘관저 결정 개입’ 의혹이 제기된 천공의 얼굴도 함께 그려져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팔을 뜰어 힘껏 활을 쏘고 있다. 정치 집회의 폭력적인 이벤트에 아이를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페이스북 캡처

특히 초등학생으로 추정되는 아이가 팔을 들어 힘껏 활을 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여권에서도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해당 사진을 공개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중의 분노’를 국정의 동력으로 삼았던 문재인정부의 저열한 정치 선동의 후유증 때문”이라며 “여전히 내 편 아니면 적이라는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는 식의 진영논리가 횡행하고 있는 탓이다. 많은 국민의 집단지성이 심각하게 오염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