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TV토론회서 金·安 ‘난타전’…“安, 치열하게 싸웠나” “金, 험지 나와야”

입력 2023-02-15 18:28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4명이 15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돌했다. TV조선에서 생중계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특히 ‘양강’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난타전을 벌였다.

포문은 김 의원이 먼저 열었다. 김 의원은 주도권 토론에서 “저는 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는 절대 안 된다고 철저하게 앞장서서 싸웠다. 그러나 안 의원은 과연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는지 별로 기억이 없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안 의원은 “기억을 불러일으켜 드리겠다”며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끝나고 맨 먼저 한 게 이 대표가 사는 데(성남 분당갑)서 5월 6일 출마를 선언했다”고 받아쳤다.

두 후보는 공수를 바꿔가며 치열하게 맞붙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 안방인 울산에서 4선을 했다. 16년 동안 했으면 험지에 갈 때가 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다. 차기 당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는 자신의 ‘수도권 대표론’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 해야 하는 건 뭐라도 하겠다”면서 “그런데 그 방식이 수도권 대표로는 해결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양강 주자에 공세를 집중하며 추격전에 나섰다.

황 후보는 김 의원의 KTX 울산역 연결도로 관련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황 후보는 “연결도로가 김 의원 소유의 땅을 지나가도록 휘어지게 노선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황 후보가 혹시 민주당 소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김기현을 죽이려고 영장 신청을 39번이나 하며 샅샅이 털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천 후보도 친윤(친윤석열)계의 지지를 받는 김 의원을 겨냥해 “우리 당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과거 계파 정치를 또다시 해서 권력 가진 사람들이 줄세우기를 하고,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배척하고 억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당대회 주요 이슈로 부상한 ‘당정일체론’과 관련해 이날 윤 대통령을 국민의힘 ‘명예대표’로 추대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당내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친윤계 공부모임 ‘국민공감’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명예대표 추대설 관련해 “누가 말씀하셨는지 모르지만 가능한 얘기”라고 말한 게 발단이 됐다.

당정일체론을 주도하는 친윤계도 이 의원의 언급을 ‘돌출 발언’으로 규정하고 진화에 나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명예대표 추대설에 대해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중요하게 논의돼야 하는 것은 당과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운명 공동체가 돼 책임을 지고 정책을 추진하려는 의지”라며 “명예대표니 하는 형식은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친윤계가 선을 그었지만 다른 당권 주자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철수캠프 선대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전당대회 와중에 이런 문제가 나오면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는 인상을 주고 대통령을 전대에 끌어들이는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도 KBS라디오에서 “명예대표 이런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여당을 용산 출장소로 만들거냐”고 비판했다.

정현수 박성영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