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서 실종된 이모(11)양이 15일 충북 충주에서 발견됐다. 실종 엿새만이다.
이양은 별다른 외상없이 무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초등생이 춘천에서 서울을 거쳐 충주까지 180㎞의 먼 거리를 어떻게, 무슨 이유로 이동했는지 의문으로 남아있다. 경찰은 이양과 함께 있던 50대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양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충주시 소태면의 한 공장 창고에서 발견됐다. 이양은 외관에 상처가 없고 무사한 상태였으나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이양과 함께 있던 50대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남성은 창고를 임대해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양은 실종 닷새만인 14일 오후 8시쯤 자신의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충주에 있는데 무섭다’는 내용이었다.
메시지를 받은 이양의 어머니는 즉시 112에 신고했고, 경찰은 충주경찰서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충주경찰은 전날 오후 9시부터 이양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다.
이어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이양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고 15일 오전 충주시 소태면 공장으로 출동해 창고 안 거주시설에서 이양과 56세 남성을 함께 발견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11일 이양의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양은 지난 10일 강원도 양양 여행을 다녀온 뒤 춘천 자택에 머물다가 같은 날 밤늦게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이양이 실종 당일 택시를 타고 춘천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서울행 버스에 탑승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휴대전화 신호가 잠실역 인근에서 끊겼다. 이양의 마지막 행적은 서울 송파구 잠실역 인근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휴대전화가 꺼져있어 위치추적이 힘들었고 SNS 활동 등도 전혀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실종 닷새 만에 이양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사건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한 50대 남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양이 어떤 경위로 서울에서 충주까지 가게 됐는지, 남성으로부터 피해를 당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양과 함께 현장에서 체포된 남성을 상대로 납치 여부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