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분향소 부득이 철거”…이태원 유가족 “몸으로라도 막겠다”

입력 2023-02-15 16:03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피해자 분향소를 두고 유족과 서울시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시가 통보한 자진 철거 시한인 15일 서울시는 “부득이하게 행정대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최후통첩했고, 유족들은 “몸으로라도 막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는 더는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이태원 참사에 대한 기억과 추모를 지우려하지 말라”고 밝혔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서울시의 진정성 있는 사과나 대화 요구가 없다면 더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분향소 철거를 시도한다면) 모두가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있더라도 무조건 몸으로 막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유가족의 모든 제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분향소는 철거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유가족께서 추모 공간 대안을 제시하면 성심을 다해 경청하겠다고 말씀드렸고, 지속적으로 소통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러한 진정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 답변없이 대화 자체를 거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인내하며 기다려왔다고 생각한다. 부득이 행정대집행 절차에 착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며 “마지막 순간까지 유가족의 답변을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시 내부에서는 철거 불가피론과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문제에 너무 오래 매달릴 경우 행정 전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는 행정대집행을 위한 적법한 절차를 마친 만큼 추가 계고는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철거 시한도 제시하지 않았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