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분양 예정인 아파트 절반가량이 재개발·재건축 단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13만 가구에 육박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 물량이다.
15일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올해 분양 계획을 밝힌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전국 12만8553가구로 지난해 7만4867가구 대비 71.7% 늘었다. 올해 전체 분양 예정 아파트 27만390가구의 47.5%로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이 비중은 23.6%였다.
현재 계획된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모두 시장에 풀리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정비사업 공급으로 기록된다.
올해 전체 분양 예정물량이 지난해 31만7715가구 대비 17.5%(4만7325가구) 감소했음에도 정비사업 물량이 역대급인 점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규제 완화책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대도시에서 정비사업 물량이 풀리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권역별 재개발·재건축 물량은 수도권이 7만5114가구로 지방(5만3439가구)을 2만 가구 이상 웃돌았다. 지난해 4만8685가구에 비해 54.3% 늘어난 규모다.
경기에서 광명·성남 소재 대규모 재개발 단지들을 중심으로 4만133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1만7810가구의 2.3배다. 서울은 지난해(2만1432가구)보다 37.6%(8048가구) 늘어난 2만9480가구가 연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은 부산에서 재개발·재건축 단지 1만4489가구가 대기 중이다. 부산은 지난해 남천자이, 양정자이더샵SK뷰가 각각 54대 1, 59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인기가 높았다.
부산 다음으로는 광주 7000가구, 대구 6210가구, 충북 5788가구, 대전 5544가구 등의 순으로 재개발·재건축 분양 예정 물량이 많다.
여 연구원은 “정비사업 아파트는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구도심에 들어서기 때문에 주거환경이 비교적 양호하고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도 꾸준한 편”이라며 “다만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 만큼 분양가 수준이 청약 성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