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北김주애 부각에 “4대 세습 준비…아들 확실치 않아”

입력 2023-02-15 14:3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지켜보며 박수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15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집중부각하는 것에 대해 “북한이 3대, 4대 세습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김정은과 소위 ‘백두혈통’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단단히 하기 위한 조치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의 관련 질의에 “지금은 어떤 한 부분도 특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김주애 후계자설과 관련해서는 의문점이 많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권 장관은 “김정은의 나이, 북한 체제의 가부장적 성격 등을 고려하면 여성에게 바로 세습하는 부분이 맞는 이야기냐는 의문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다 보고 있다”면서 “군인들이 행렬 중에 ‘백두혈통 결사보위’를 외친 것을 보더라도 어떤 한 특정인이라기보다 김정은과 일가에 대한 충성을 더 단단하게 하기 위한 조치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권 장관은 “여러 상황을 볼 때 4대 세습 의지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세습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확실하게 해놓으려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TV는 지난 8일 개최된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녹화중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 소유로 추정되는 백마를 공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열병식을 계기로 ‘김주애 띄우기’에 더욱 매진하는 모습이다. 김주애 사진을 담은 우표 도안을 공개했으며 열병식 영상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까지 등장시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김정은의 딸이 후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는 지적에 권 장관은 “언론이나 학자 전체를 보면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려고 하는 입장도 많이 있지만, 아직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입장도 만만찮게 많다”고 답했다.

김정은의 다른 자녀에 대한 정보와 관련해서는 “김주애 외에는 확인된 바 없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제까진 김주애 위에 아들이 있고 그 밑에 또 자녀가 있는데 성별이 확실치 않다는 것이었지만 김주애라고 불리는 딸 외에는 확인된 것은 없다”며 아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그렇다고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도 아들이 없다는 입장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권 장관은 ‘김정은의 큰아들이 2010년생 김주은이란 언론 보도가 있다’는 하 의원 지적에도 “첫째 아들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확인해 봐야 한다”며 “기존에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이 있는지 조금 더 짚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북한의 후계자 문제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쏠리게 결론을 내기보다는 여러 가능성을 보고 계속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권 장관은 북한 식량 사정에 대해선 “좋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전반적으로 여러 가지가 보이는데 그렇다고 아사자가 속출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검찰의 쌍방울에 대한 대북송금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해서는 “쌍방울이나 경기도가 대북 접촉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통일부에 신고라든지 승인을 받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수사결과 사실이 확정되는 것을 지켜보며 통일부가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