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파이프오르간과 전통 국악기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독특한 공연이 3월 1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한국을 품은 오르간’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이 공연은 사물놀이 창시자이자 장구 명인인 김덕수와 오르가니스트 박은혜를 중심으로 해금 노은아, 생황 김효영, 25현가야금 서정민이 함께 무대에 올라 서로 충돌하고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지는 독특한 화음을 들려줄 예정이다. 기존의 전통악기와 서양 악기의 단순 컬래버레이션 형식을 탈피해 하나의 연결된 극으로 기획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합창단 콘서트 등을 연출한 바 있는 안지선이 참여해 ‘소리의 유랑’이라는 연출 콘셉트를 토대로 영화적 기법과 미디어아트 등을 활용해 시각적 효과를 더할 예정이다.
‘한국을 품은 오르간’은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앙상블 연주를 시도해 온 오르가니스트 박은혜의 국악에 관한 관심과 열정에서 시작됐다. 박인혜는 파이프오르간과 국악(가야금 2명, 해금 1명)으로 이뤄진 연주팀 ‘정람’을 이끌며 국악과 오르간을 위한 음악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박은혜의 협업 제안을 받은 김덕수는 “그동안 동서양의 수많은 악기와 협연했지만, 오르간과는 기회가 없었다. 서양의 가장 오래된 종교 악기인 파이프오르간에 대해 늘 궁금했던 만큼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대북과 소각(小角·뿔나팔), 징 그리고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프랑스 작곡가 피에르 코셰로의 ‘오르간 스케르초’를 비롯해 2대의 가야금과 오르간이 들려주는 바흐의 ‘토카타', 오르간·생황·가야금이 함께하는 ‘아리랑 판타지’ 등이 선보인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