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처음 본 초등학생만 노려 ‘묻지마 폭행’을 한 뒤 도주한 50대 남성이 지명수배 1년6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상해와 폭행 혐의로 A씨(52)를 체포해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6월 11일 오후 2시8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길거리에서 초등생 B양(당시 8세)의 목을 잡아 폭행한 뒤 달아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그는 지난해 8월 23일 학원을 가던 또 다른 초등생 C군(당시 9세)을 길거리에서 발로 걷어차고 달아났다. 당시 C군은 A씨를 마주 보고 걷다가 갑자기 발에 차여 길바닥에 쓰러졌고,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다가 뒤늦게 아버지에게 연락해 신고했다.
두 사건의 현장 CCTV를 분석한 경찰은 피의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파악한 뒤 지난해 8월 말 그를 지명수배했다.
A씨가 범행 직후 선불폰과 교통카드를 해지하고 잠적하면서 체포가 늦어졌으나, 경찰은 그가 지난해 12월 선불폰에 재가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통신 추적에 나섰다.
A씨는 지난 11일 가방 안에 흉기를 넣고 인천 시내를 돌아다가 잠복 중인 경찰에 검거됐다. 그는 과거 폭력 등 전과 8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생들이 먼저 욕을 해 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범행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을 분석하고 피해 초등생들을 조사한 경찰은 A씨가 거짓 진술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명수배 후 끈질기게 추적해 1년6개월 만에 구속했다”며 “검거 당시 흉기를 갖고 있던 A씨에게 경범죄 처벌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고 말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