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 ‘캉’에 맞서는 앤트맨 가족…초반 지루한 전개 아쉬워

입력 2023-02-15 11:00 수정 2023-02-15 11:05
양자 영역에 빨려들어간 캐시(캐서린 뉴튼, 왼쪽)와 스캇(폴 러드).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배스킨라빈스에서 해고된 전과자에서 영웅이 된 ‘앤트맨’ 스캇 랭(폴 러드)은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유명인으로서 일상을 즐긴다. 카페에 가면 공짜 커피를 제공받고, 자서전을 쓰고 사인회를 연다. 샌프란시스코의 어린이들은 그를 영웅으로 우러러본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아빠를 안타까워 하던 캐시(캐서린 뉴튼)는 어느날 가족 모임에서 그간 개발해 오던 기계를 공개한다. 그 순간 가족들은 모두 양자 영역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곳에서 가족들은 새로운 빌런인 ‘정복자’ 캉(조너선 메이저스)을 맞닥뜨린다. 30년 동안 양자 영역에 갇혀 있다가 돌아온 재닛(미셸 파이퍼)이 딸 ‘와스프’ 호프 반 다인(이밴절린 릴리), 남편 행크(마이클 더글라스)조차 몰랐던 과거 이야기를 밝히고, 앤트맨 가족은 캉에 맞선다.

새로운 빌런 캉을 연기한 배우 조너선 메이저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올해 마블 시리즈 첫 영화인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마니아’(앤트맨3)가 15일 개봉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5의 문을 연 ‘앤트맨3’에선 새로운 빌런 캉이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통제하는 캉은 수많은 멀티버스에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이번 영화의 주인공은 다른 캉들의 견제로 양자 영역에 갇힌 캉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로키’에 처음 등장한 캉은 앞으로 마블 영화에서 강력한 빌런으로 히어로들과 계속해서 대적할 예정이다.

캉의 등장으로 인해 영화의 분위기는 전작들에 비해 어둡고 무겁다. 깊은 슬픔과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캉은 “내가 얼마나 많은 어벤져스를 죽였는지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마블 영화에 새로 합류한 조너선 메이저스는 캉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표현해낸다.

양자 영역에서 가족을 구하려는 재닛(미셸 파이퍼).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다만 빌런에 대한 서사가 부족해 악행에 충분히 설득력을 부여하진 못했다. 영화 속에서 캉은 오직 자신을 유배시킨 다른 차원의 캉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육한다. 캉의 전사(前史)를 미리 알고 가는 게 영화를 즐기는 데 도움이 된다.

영화는 양자 영역을 그리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캉이 세운 도시는 무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 거대한 구조물들과 해파리, 브로콜리 등 다양한 모습을 한 괴생명체들은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재미를 준다. 하지만 양자 영역의 세계를을 보여주고 재닛과 캉이 만난 과거를 설명하는 데 초반 러닝타임을 많이 흘려보내 전개가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캇과 호프에 이어 캐시까지 수트를 입으면서 액션의 재미는 더해졌다. 스캇이 수트에 익숙치 않은 딸을 위해 작아졌다 커지며 싸우는 기술을 가르치는 장면은 히어로인 동시에 딸을 걱정하는 평범한 아빠의 모습을 모여준다. 오히려 영화의 절반이 지나간 후 시작되는 앤트맨과 캉의 대결은 시시하게 끝난 감이 있다.

‘앤트맨’ 시리즈 특유의 소소한 유머와 가족애, 특히 부성애는 이번 작품에서도 강조됐다. 쿠키 영상은 두 개다. 러닝타임은 124분, 12세 관람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