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강진 이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후원금과 후원물품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낡은 중고품의 경우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폐기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국제물류업체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구호물품을 취합하고 있는데, 기부물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낡고 해진 물건들도 많다고 한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곳에 전달된 40t 정도의 기부물품 중 10% 정도는 못 쓰는 물건이라고 14일 YTN에 전했다.
앞서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은 지난 12일 공식 SNS를 통해 “강진으로 보건 의료체계가 붕괴돼 입거나 쓰던 중고물품이 전해지면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고물품은 받지 않겠다고 안내했다.
대사관 측은 “현지 상황이 아주 열악해 보낸 물품을 소독하고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사관에서 기증받은 물품을 다 소독해서 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기에 중고물품 기증은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사관 측이 필요하다고 밝힌 물품은 겨울용 텐트, 이불, 전기 히터, 침낭 등이다. 또 손소독제, 마스크, 물티슈, 생리대, 기저귀 등의 위생용품도 필요하다.
음식의 경우 오래 보관이 가능한 캔에 든 음식을 보내면 좋다. 대량으로 음식을 보낼 경우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에 연락해 협의 후 보내면 된다.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인 이슬람 국가의 특성상 돼지고기를 먹지 않기 때문에 라면이나 햄 등의 통조림은 피하는 것이 좋다.
구호물품은 상자에 포장한 물품의 종류와 ‘Aid Material/Turkiye’를 써서 배송비를 지불한 뒤 인천시 중구 이글종합물류(인천시 중구 자유무역로 107번길 20, 304-306호)로 보내면 된다. 이글종합물류에 물품이 도착하면 터키항공을 통해 튀르키예로 운송된다.
기부금은 튀르키예대사관 공식계좌와 국제적 구호단체에 넣으면 된다. 대사관 계좌로 들어간 기부금은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으로 송금된다.
대사관 관계자는 “이글물류센터 외에 대사관 측과 연계된 단체는 없다고 보면 된다”며 “출처를 모르는 단체에 기부하기보다는 대사관에서 공지한 계좌로 기부금을 보내주시라”고 당부했다. 이어 “현재 세액공제를 위한 영수증 처리가 어려운 상황이라 영수증이 필요한 사람들은 대한적십자사, 유니세프와 같은 단체에 기부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SNS상에서 서울의 ‘글로벌 비즈니스 얼라이언스’(Global Business Alliance·GBA)라는 기관이 대사관과 합동해 지진 구호를 위한 물품 및 현금 모금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사관과는 아무 관련 없는 기관이라고도 덧붙였다.
대사관 측은 “지진 이후 튀르키예 시민들을 위해 많은 애도와 함께 도움을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