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통합은 내가 전문가”…안철수 “비전없이 얹혀살아”

입력 2023-02-14 18:34
국민의힘 황교안·천하람·김기현·안철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은 14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합동연설회에서 뜨거운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각각 “당내 대통합”과 “공정한 공천 관리”를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또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우리 당이 당내 대통합을 해야 한다”면서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부산의 자랑스러운 5선 의원, 조경태 의원과 만나 둘이 손잡고 김기현을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면서 “‘김·조(김기현·조경태) 연대’,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잘 하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며 한 표를 부탁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우리 대선 후보하고 당 대표하고 시끄러웠지 않았느냐”라면서 “통합은 제가 전문가다. 우리 당을 대통합의 한팀으로, 원팀으로 나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 정부, 윤석열정부가 성공하려면 민생을 챙겨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책임진다고 하는 그런 민생정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김 의원을 겨냥해 “자기 비전 하나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가려는 후보가 어떻게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느냐”라며 “국민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기 것도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사는데 거대한 민주당과 싸워 이긴다? 어림도 없다”고 공격했다. 또 내년 총선과 관련해 ”당이 원한다면 어디든지 출마하겠다”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붙으라면 기꺼이 붙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공정한 공천관리에만 최선을 다하고 일체 공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심이 들어간 공천은 총선패배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보수를 기반으로, 중도와 2030세대의 마음까지 잡을 수 있는 확장성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천아용인(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을 응원하고 있다. 뉴시스

이번 합동연설회가 부산에서 열린 점을 감안해 김 의원은 “저는 울산에서 태어났고 초·중·고 부산에서 나왔다”며 “이쯤돼야 부·울·경의 아들이라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안 의원은 “부산의 아들, 부산 사나이 안철수”라며 “제 아버님은 부산 산동네였던 범천동에서 평생 가난한 분들을 위한 의술을 펼쳤다”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차지하고 있다”면서 “당대표가 되면 이런 현실은 반드시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생명 건 단식을 해 봤느냐.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을 해 봤느냐”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한 저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PK 지역에는 이번 전당대회 선거인단 83만9569명의 18.64%가 있다.

부산=이상헌 기자, 박성영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