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이 구단주로 있는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올 시즌 전망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프로야구 전반에 관해선 적극적인 투자와 산업화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며 자신과 SSG가 이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14일(한국시간) SSG가 스프링 캠프를 꾸린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재키 로빈슨 트레이닝 컴플렉스를 방문했다. 이틀 전에도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그는 이날 선수단 격려차 현장을 다시 찾았다.
훈련 참관 직전 취재진 앞에 선 정 부회장은 “올해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라고 단언했다. 강점으론 끈끈한 조직력을 꼽았다. “우린 사실 작년에도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고 입을 뗀 그는 “(대신) 다른 팀보다 이기고 싶은 집념, 서로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 작년만큼만 해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지난해 리그 출범 이래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 통합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약점인 불펜을 겨우내 강화하지 못한 탓에 앞서 일부 전문가로부터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다.
정 부회장은 성적 이상으로 탐나는 목표로는 ‘팬들의 사랑’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우승 소감을 밝혔을 때 홈 관중 동원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기뻤다고 말씀드렸다”며 “올해도 가장 욕심 나는 타이틀”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SSG 홈 경기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98만 1546명의 관중이 들었다. 인천 연고 구단으로선 처음 겪는 일이었다.
팀 자랑으로 여념 없던 정 부회장은 자신의 행보가 팬과 언론에 이례적으로 비치는 상황에 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구단주라면 응당 팀에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고, 그래야 리그 전반의 수준도 올라간다는 것이다. 또 프로야구가 자생적 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도 첨언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를 앞둔 팀 내 주요 선수들을 격려한 그는 이어진 훈련 모습을 한동안 참관하다 자리를 떴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더불어 대표팀 투수조 맏형을 맡은 김광현은 이날 정 부회장 앞에서 라이브 피칭에 나서 컨디션을 점검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지난 12일 캠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현지 훈련 시설을 점검하고 만족감을 드러낸 그는 “우리(SSG)도 체계적으로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면 좋겠다”고 말했다. 랍스터와 LA갈비 등 구단 관계자들에게 대접한 만찬 메뉴가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편, 정 부회장 못잖은 야구광으로 알려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전날 호주 시드니에 마련된 두산 베어스의 캠프를 찾았다. 조용히 선수들을 지켜본 그는 훈련이 마무리된 뒤 이승엽 감독 및 코치진과 선수단을 만나 격려금을 건네고 ‘베어스다운 야구’를 당부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