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베테랑 외야수 이명기(36)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으며 뒤늦게 보금자리를 얻었다. 함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 권희동(33)은 아직 새 둥지를 못 찾은 채다.
한화는 14일 NC 다이노스로부터 이명기와 포수 이재용(24)을 받는 대신 내야수 조현진(21)과 2024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명기는 이에 앞서 최대 1억원 규모의 1년 계약에 사인을 했다. 둘은 일본 고치에서 진행 중인 퓨처스리그 스프링 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외야와 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야 자원이 부족한 한화는 이번 트레이드로 보다 균형 잡힌 로스터를 꾸릴 수 있게 됐다. 두 선수의 영입에 만족감을 드러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의 시사점은 명확하다. 경쟁을 이겨내야만 자기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독 계약 마지막 해 가시적 성과를 노리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됐다.
이재용은 군 복무를 일찌감치 마친 포수라는 점에서 한화에게 매력적인 자원이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로 NC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선 통산 294타수 49안타 19타점을 기록했다. 1군 경험은 지난해 8경기가 전부지만 6타석에서 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반대급부로 NC 옷을 입게 된 우투좌타 내야수 조현진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89경기에서 타율 3할을 기록했다.
관심은 자연히 이명기에게 쏠린다. 2008년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1군 무대를 처음 밟은 그는 프로 통산 13시즌 동안 팀을 두 차례 옮겨가며 통산 타율 0.306를 기록했다. 우승을 포함해 산전수전을 겪었으나 NC 소속이던 2021년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구설에 오른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엔 성적까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선 해를 넘기도록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뒤늦게나마 새 출발 할 기회를 잡은 이명기와 달리 권희동은 여전히 FA 미아 신분에서 못 벗어났다. 이명기와 함께 방역 수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았던 그는 지난해 82경기에서 타율 0.223에 5홈런으로 부진했다. 나이도 적진 않은 데다가 FA로 영입하려면 NC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B등급 대상자인 탓에 지금껏 적극적으로 손을 내민 구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