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과 관련한 기록물 3만여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한다.
제주도는 오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주4·3평화재단과 공동으로 ‘4·3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추진위원회’를 공식 출범한다고 14일 밝혔다.
도가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제출하는 4·3기록물은 4·3희생자 결정 기록과 제주도의회 4·3희생자 조사 기록, 정부의 진상 규명, 군·경 기록, 재판 기록, 언론 기록 등 모두 3만 여건이다.
해당 기록물에는 해방 후 4·3사건 발발에서 2000년대 이후 정부 주도로 진상 규명이 시작되고 4·3특별법 개정으로 희생자에 대한 국가 보상금 지급이 진행되기까지 지난 80여년간의 험난한 여정이 담겼다.
도는 4·3기록물이 냉전과 한반도 분단이 남긴 역사의 기록이자 화해와 상생의 노력으로 국가폭력을 극복해 낸 과거사 해결 사례의 총체적 기록물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도는 2월 중 문화재청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기록물 심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이 내년 3월까지 자체 심의를 통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목록을 선정해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하면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 심사를 거쳐 2025년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기록물은 전세계에 총 432건이다. 이 중 우리나라 기록물은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 등 16건이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4·3사건으로 희생된 1만4660명 가운데 생존 희생자는 116명에 불과하다”며 “한 분이라도 더 많은 생존 희생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4·3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전 국민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