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내로남불’ 민주당… 의회민주주의 붕괴”

입력 2023-02-14 11:19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한 이래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급격히 붕괴됐다”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차지하자마자 합의제의 핵심 요소들 대부분을 무력화하며 의회민주주의를 형해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자제와 관용은커녕 왜곡과 견강부회로 법치주의를 형해화하는 폭거를 반복하고 있다”며 “특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처리를 위해 양향자 의원을 내치고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뒤 법사위로 보낸 사건은 권모술수밖에 남지 않은 민주당의 민낯을 남김없이 드러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현재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여러 가지 부정부패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는 민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의 위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불신의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이른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정당들은 언행을 일치시키지 못할 때가 많고, 이전과 이후가 다르고 여당일 때와 야당 때가 말이 다르다”며 “이 점은 특히 민주당에 두드러진다”고 힐난했다.

그는 “문재인정권 5년 전체가 내로남불의 역사”라며 여러 인사·재정·입법 등 사례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내로남불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에 죄를 지으면 대통령도 구속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랬던 이 대표가 자신의 온갖 의혹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정치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맞닥뜨린 안보·기후·저출산 위기 등을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에 이은 ‘제3의 대위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가 맞고 있는 대위기가 아직 전면적으로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심각성에서 앞의 두 번에 못지않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회가 이 도전에 대한 국민적 응전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국민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가장 앞서 ‘국회의원윤리강령’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본회의 개회 시마다 의무적으로 윤리강령을 낭독하거나 서약하게 하고 국회 본관 중요한 곳에도 게시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지금까지의 짧지 않은 의정생활 동안 지금처럼 자괴감과 두려움이 엄습한 적이 없다”며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직면하고 있는 도전들이 너무나 중차대함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가 의사결정 능력이 역부족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치가 여전히 4류임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돌아봤다.

그는 “K-팝, K-스포츠, K-컬쳐 등 많은 영역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데 한국 정치만 왜 4류에 머물러야 하느냐”며 “우리가 지금부터 티핑포인트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주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의원님들께 묻고 싶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국가적 과제들이 얼마나 절박한 것인지 절실히 느끼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라며 발언을 마쳤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