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재명계 좌장격인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구치소에 수감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면회하면서 “이대로 가면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회유성 발언을 한 정황이 포착됐다.
1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 의원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서울구치소를 찾아 김 전 부원장과 정 전 실장을 한 차례씩 ‘장소변경 접견’ 방식으로 만났다. 장소변경 접견은 접촉 차단시설이 없는 접견실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특별 면회로, 일반 접견과 달리 대화가 녹음되지 않고 교도관이 직접 면담 요지를 손으로 기록한다.
이 자리에서 정 의원은 이 대표를 둘러싼 수사 상황을 설명하며 “이대로 가면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로서는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이 대장동 민간업자들과 이 대표를 연결 짓는 핵심 고리인 점을 고려할 때 ‘입막음’이나 증거인멸 시도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위례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두 사람의 구치소 접견 내역을 살피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검찰은 특별 면회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대검찰청을 통해 법무부에 경위 확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건의했다.
정 의원은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한 취재진 연락에 응답하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