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대학, 산학협력에 강한 대학, 평생교육 특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14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경남정보대학교 김대식 총장은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남정보대의 100년 미래를 위해 재임하는 동안 대학의 생존력과 경쟁력을 키워 놓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장은 취임 이후 대학 안팎의 산재한 갈등을 원만히 해소하면서 화합을 도모하고, 침체한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르며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취임 후 1년 동안 국가 교육사업 약 440억원, 해외 대학 7곳과 업무협약, 100억원에 가까운 대학 발전기금 약정·기자재 유치, 부·울·경 최다인원 취업 등의 성과를 내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대학은 학생, 교수, 교직원, 재단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때문에 골치가 아픈 일도 많다. 김 총장은 취임 후 대학 조직 저변에 깔려 있던 ‘패배 의식’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봤다고 했다. 그는 “교수 안식년을 과감히 풀고, 교직원들에게 새 능력 개발을 위한 한 달간의 휴가를 제공하는 등 구성원 사기 진작에 노력했다”면서 “지난 1년간 교수·교직원들이 ‘정말 한번 해보자’는 희망찬 분위기로 바뀐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학생을 위해 선택한 것은 산학연계 실용 교육이라고 했다. 산업계와 연계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맞춤형으로 육성하는 전문대학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 총장은 지난 1년간 전국 산업단지를 방문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오죽했으면 김 총장이 총장직을 수행하자 따라붙은 별명이 ‘세일즈 총장’이었다.
김 총장의 발품은 졸업생들의 취업으로 이어졌다. 경남정보대의 취업률은 73%로, 전국 대학 평균 취업률 60%대를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부·울·경 전문대학 가운데서도 최다 취업 인원으로, 졸업생 10명 중 7~8명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경남정보대 입학생 수도 부·울·경 지역 최대 인원으로 이어졌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경쟁력 없는 대학들은 앞으로 명맥을 유지하기도 힘들 것”이라며 “경쟁력은 결국 차별화이고 이를 위해 대학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대학에 벽이 무너졌습니다. 경남정보대만 해도 4년제, 3년제, 2년제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미국·독일·일본 사례 연구를 통해 대학의 틀을 완전히 바꿔볼 계획입니다.”
김 총장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완전히 다른 대학’으로 변혁을 꾀하고 있다. 우선 대학 발전의 새로운 축을 위한 ‘3 college’ 정책을 도입한다.
25세 미만의 학령인구(Main-C)는 취업 중심의 전문 기술인으로 양성하고, 25세 이상 성인 학습자(Open-C)에게는 다양한 융합 교육과정 개발로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International-C) 유학생을 위한 글로벌 인재 양성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당장 다음 달 베트남 하노이에 유학생 유치를 위한 현지 사무실을 개설하고, 외국대학과 복수학위 과정 개설, 한국어학당 운영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총장은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컬(Global+Local) 대학 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테스크포스(TF)팀도 구성을 마쳤다고 했다. 글로컬 대학 육성 사업은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있는 대학 중 30곳가량을 선정해 매년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을 집중 투자하는 사업이다.
김 총장은 급격한 구조조정 없이도 대학 조직이 안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학 발전 기금 등을 튼튼하게 해놨고, 은행 빚도 없다”면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정년을 앞둔 높은 연차 교직원이 많다 보니 별도의 구조조정 없어도 큰 무리가 없으며 해운대 센텀 캠퍼스 자산 가치 상승과 임대료 수입 등으로 학교 재정도 안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지산학 협력 프로그램도 더 탄탄해졌다. BNK금융그룹,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토요코인 호텔 등과 산학협력을 체결했고 국내 최대 클라우드 기업인 틸론과도 손잡았다.
김 총장은 국내 최초로 ‘삼성전자 학과’ 도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측과 학과 닉네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에쓰오일 학과, 현대자동차 학과 등으로 맞춤식 교육을 진행해 대기업 취업률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정보대 졸업생이기도 한 김 총장은 한양대와 일본 교토 오타니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9년 경남정보대 교수로 부임했다. 이후 동서대 교수와 대외협력부총장을 거쳐 지난해 2월 경남정보대 13만 동문 중 1호 총장이 됐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