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관둔 지터, 해설가 변신…A-로드·오티즈 재회

입력 2023-02-13 15:23
지난해 12월 21일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 양키스 유격수 데릭 지터의 모습. AP뉴시스

현역 은퇴 후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 구단주를 지낸 ‘뉴욕의 왕’ 데릭 지터(49)가 해설가로 변신한다. 함께 스튜디오에 앉는 건 옛 동료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라이벌 팀의 주축 타자였던 데이비드 오티즈다.

13일(한국시간) 폭스스포츠는 지터가 올 시즌부터 자사의 메이저리그 스튜디오 분석가를 맡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진행된 미식축구 ‘슈퍼볼’ 중계 방송에 앞서 폭스스포츠의 야외 스튜디오에 깜짝 등장한 지터는 중계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옛 동료 로드리게스도 그중 하나였다. 둘은 로드리게스가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2004년부터 지터가 은퇴한 2014년까지 꼬박 11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지터와 포옹을 나눈 뒤 그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들어보인 로드리게스는 “우리가 다시 만나리라곤 꿈에도 상상 못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이제 데릭도 폭스 가족”이라고 반가워 했다.

지터가 정식 중계진으로 합류하면서 2000년대를 풍미했던 강타자 셋이 폭스스포츠 스튜디오에서 재회하게 됐다. 이미 해설가로 야구 인생 2막을 시작한 로드리게스와 오티즈가 다른 둘이다. 공교롭게도 오티즈는 양키스의 전통의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냈다.

현역 시절 부동의 주전 유격수 겸 주장으로 양키스 선수단의 대들보 역할을 했던 지터는 숱한 대기록과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통산 20시즌 동안 오직 한 팀에서만 뛰며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인 3465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타율은 0.310를 기록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만큼 별명도 ‘뉴욕의 왕’ ‘미스터 노벰버(11월)’ 등으로 다양했다. 2014년 현역을 은퇴한 뒤론 지도자·해설가가 아니라 말린스의 공동 구단주를 지냈다. 입회 자격 취득 첫 해인 2020년 99.7%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지터는 지난해 구단주 자리를 사임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