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해외여행을 떠나는 광주시민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막혀 있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보복성 소비’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13일 광주은행의 KJ 카드 사용처와 이용금액 분석결과에 따르면 월별 해외 매출 건수가 2022년 1월 1만3000건에서 올해 1월 2만2000건, 지출금액은 같은 기간 134억8000만 원에서 248억500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해외여행 소비 수요가 신용·체크 카드를 활용한 보복성 소비로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KJ 카드의 1월 한 달 전체 이용금액은 45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8억 원(3.72%) 감소했으며 매출 건수 역시 같은 기간 1076만 건에서 997만 건으로 9.7% 줄었다.
해외여행 선행지표로 꼽히는 여권발급 건수 증가세는 더 두드러진다.
광주시는 지난해 1월 5개 자치구에서 1010건에 그쳤던 여권발급 신청·발급 건수가 올해 1월 1만4384건으로 14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이던 2019년 1월 1만5988건을 거의 회복한 수준이다.
연간 여권 발급 건수 역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 2021년에는 광주 5개 자치구에서 9687건으로 1만 건 이하로 떨어졌다가 지난해에는 6만128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광주시와 5개 자치구 여권발급 창구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발급신청이 몰리면서 종전 4~5일이면 충분하던 발급 기간이 10일이 걸려 해외여행 일정에 쫓겨 ‘긴급 여권’을 발급받는 시민도 늘고 있다.
발급 소요기간이 짧은 지자체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파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지역 여행업계는 거리두기·마스크 의무착용 해제 등 방역 조치 완화와 함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초·중·고에 다니는 자녀의 방학 기간이 겹치면서 가족 단위 해외여행 수요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반기고 있다.
더 나아가 올해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훨씬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분위기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나 안정세로 접어든 이후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권을 미리 재발급받아 놓으려는 추세도 눈에 띈다.
지난 5일부터 가족들과 함께 일본 오사카로 3박 4일 여행을 다녀온 한희정(45·여)씨는 “늦깎이 간호사 국가시험을 치르고 모처럼 해외여행을 여유있게 즐겼다”며 “해외여행을 이미 다녀왔거나 곧 떠나려는 이웃이 꽤 많아졌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