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 셰플러(미국)가 타이틀 방어로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셰플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WM 피닉스오픈(총상금 2000만 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없이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솎아내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셰플러는 캐나다 출신으로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 닉 테일러의 추격을 2타차 2위로 따돌리고 백투백 우승에 성공했다. 대회 2연패는 역대 7번째다. 올 들어 특급 대회로 승격한 덕에 셰플러의 우승 상금은 360만달러(약 45억7000만원)다.
통산 5승을 거둔 셰플러는 공동 32위로 대회를 마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따돌리고 이번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위 탈환을 예약했다. 또한 이번 시즌 6번째 대회 출전에 4차례 ‘톱10’에 입상한 셰플러는 페덱스컵 랭킹도 지난주 38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15번홀(파5)까지 테일러에 1타차로 쫓기던 셰플러는 16번홀(파3)에서 승기를 잡았다. 거대한 스탠드가 홀을 3면으로 둘러싸고 있어 ‘콜로세움’이라 불리는 이 홀에서 셰플러는 천금 같은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보기에 그친 테일러에 2타차 리드를 지켰다.
그리고 17번홀(파4)에서 1.5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테일러는 16번홀에서 1m 남짓한 파퍼트를 놓친데다 17번홀에서도 버디 퍼트가 홀을 돌고 나오는 바람에 셰플러를 추격하는데 실패했다.
4명 모두 컷을 통과한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25·CJ대한통운)가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임성재는 보기 2개에 버디 4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마지막 18번홀(파4) 보기가 아쉬웠다.
임성재는 3번홀(파5)까지 2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이후 9개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추격 동력을 상실했다. 급기야 13번홀(파5)에서 티샷이 페널티 구역에 떨어져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다소 침체됐던 분위기 반전샷은 대회 명물인 16번홀에서 나왔다. 임성재가 거짓말 같은 12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성을 이끌어낸 것. 여세를 몰아 17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 공동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톱5’ 입상에 실패했다.
김시우(28·CJ대한통운)는 1타를 줄여 공동 23위(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 이경훈(31·CJ대한통운)은 공동 42위(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 김주형(21)은 2타를 잃어 공동 50위(최종합계 1언더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