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이 나를 끌어안아? 내가 당할 사람 아니다”

입력 2023-02-13 08:14 수정 2023-02-13 09:51
윤석열 대통령(왼쪽 사진)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인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조언한 데 대해 “제가 끌어안김을 당할 사람이 아니다”고 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12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신 변호사는) 언제는 이준석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이준석을 끌어안아야’ 이러고 있다”면서 “생각을 잘못하고 계신 게, 피동적인 관계가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윤석열정부가 행동하는 방향성이 일치한다면 저는 칭찬한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과 윤석열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비판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게(서로의 방향성이) 중요한 것이지 누가 누구를 끌어안아서, 누가 누구를 당기지 않아서, 누가 누구를 밀쳐내서 그런 상황이 나오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세력에게도 발탁의 기회를 줘 그들을 가급적 국정의 테두리 안으로 포섭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소위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모두 본선에 진출한 것에 대해서는 “‘이준석계 까보면 한 줌도 안 될 것이다’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다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 때마다 우리 당의 가장 고질적인 병폐는 데이터를 안 보는 것이다. 우리 당에 있는 의원님들 선거하시는 거 보면 그냥 감”이라며 “이번에 떨어지신 분들 지난 1주일 동안 신나게 이준석 욕만 하다 떨어지셨다”고 했다.

이준석(왼쪽) 국민의힘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이 전 대표는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선거 전략들이 필요한데 지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 선거하는 방식으로 총선을 하면 망한다”며 “왜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김종인·이준석 체계가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선거에 졌는지를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경쟁 상대인 안철수 후보를 향해 색깔론 공세를 편 데 대해선 “안 후보가 과거 신영복씨 추모의 말을 했다고 종북 아니냐는 식으로 말한다면 신영복씨 글씨체가 소주병(처음처럼)에도 다 쓰여 있는데 그러면 그 소주 마시는 분들은 다 종북 성향이 있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종인·이준석 체제가 끝나자마자 다시 색깔론이 선거에 등장했다는 것은 굉장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봐야 한다”며 “지금 총선이었다면 저런 거 한 번 할 때마다 10석씩 날아갔다. 그러니까 저분들이 가서 선거하면 또 과거에 매번 지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