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 차량기지, 인공 데크로 덮어 복합개발…서울판 ‘리브고슈’

입력 2023-02-12 16:07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서울 지하철 3호선 수서차량기지가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 버금가는 입체복합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철도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 우선 사업 대상지로 수서 차량기지를 선정해 사업화 계획 단계에 착수한다고 12일 밝혔다. 서울교통공사가 소유한 수서 차량기지는 폭 300m, 길이 약 1㎞, 면적 20만4280㎡ 규모다. 검사고와 관리동, 정비동 등의 시설이 들어서있다.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개발제한구역이며 서울공항과 인접해 비행안전구역에 속한다.

그동안 차량기지 부지 활용을 두고 외곽 이전 방식이 주로 거론됐다. 그러나 지역 갈등이 불가피하고 막대한 이전비용 등이 소요되는 걸 감안해 서울시는 철도기지를 인공 데크로 덮어 상부에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입체복합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유럽 출장길에 방문한 프랑스 파리 ‘리브고슈’ 복합 개발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시는 이를 위해 선로변 이격, 선로 이전, 검수고 이동 등 방식으로 차량 운행을 지속하면서 8만7000㎡ 가용부지를 확보할 예정이다. 상부는 교량 공법을 통해 인공 데크로 덮는다. 9∼16층, 연면적 약 66만5000㎡로 상부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86만1천547㎡)의 80% 수준이다.

그동안 차량기지 및 탄천으로 단절됐던 동서 연결 체계를 인공 데크로 연결하고, 보행친화공간을 조성한다. 업무 중심의 주거·공공·상업·철도시설 등을 적정 배분하되 세부 도입 시설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인공 데크 건설비는 조성 후 토지 가치의 46% 수준으로, 서울연구원 분석 결과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시는 밝혔다.

지하화로 인한 채광, 환기 등 차량기지 근무환경 저해 문제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 의견을 적극 수용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우면산과 구룡산, 대모산, 남한산성 등을 연결하는 녹지 축과 한강과 탄천이 이어지는 수변 축, 수서·문정·위례를 잇는 도시 축이 모두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