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지고 있다. AI의 모든 것이 데이터센터 없이는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담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게 핵심이다.
네이버가 2013년부터 강원도 춘천에서 운영 중인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은 생성형 AI 시대를 대비하는 전초기지다. 지난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운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반기 문을 열 ‘각 세종’을 생성형 AI 준비의 근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데이터센터 안에는 많게는 수십만대의 서버가 가동된다. 많은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야 하고, 서버가 뿜어내는 열을 식혀줄 냉각 장치도 필수적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서비스가 중단된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춘천 구봉산 자락에 위치한 각 춘천은 축구장 7개 크기인 연면적 4만6850㎡ 규모로 본관 1개동, 서버관 3개동으로 구성됐다. 모든 건물은 진도 6.5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가 적용됐다. 3개동 중 가장 최근인 2017년부터 가동된 남 가동된 남관은 서버를 두는 렉을 다른 곳에 비해 더 높였다. 다른 데이터센터가 40유닛을 쌓는데 남관은 52유닛이다.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하고 냉방도 충분히 해야 한다. 네이버는 자연바람을 이용한 공조설비 ‘나무II(NAMU II)’를 도입했다. 찬물이 흐르는 외벽에 외부 공기가 2차례 필터를 거쳐 유입돼 서버를 식힌다. 미스트를 뿌리던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노상민 센터장은 “앞으로 생성형 AI 시대가 되면 더 높은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 면적당 전력이 노아지면 공기 냉각 방식은 한계가 올 것이다. 액체 냉각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는 어렵지만 가능한 최대한 친환경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운영을 하겠다는 것이다. 각 춘천은 친환경 건물인증제도인 LEED(v2009)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각 춘천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2곳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다이나믹 UPS’를 사용하고 있다. 다이나믹 UPS는 배터리가 아닌 경유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각 춘천에는 52만ℓ의 경유가 보관돼 있어서, 72시간 가량 외부 전원 공급 없이 가동이 가능하다. ‘전력 공급 → UPS → 서버’로 연결되며, 전력 공급 이상이 감지되면 곧바로 UPS가 가동된다. 네이버는 1년에 5~7차례 UPS가 가동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10년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하반기 ‘각 세종’을 가동할 예정이다. 각 세종은 생성형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대비하는 데이터센터로 각 춘천의 6배 규모인 29만3697㎡㎡에 세워진다. 수전용량도 각 춘천의 6.7배인 270메가와트(㎿)에 달한다. 각 세종은 약 60만 유닛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예정으로, 빅데이터, AI, 로봇 등 미래 신사업의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정수환 IT서비스 본부장은 “AI에 필요한 인프라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대비하고 있다. 초거대 AI를 발전시키고 글로벌로 나가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각 세종이 근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춘천=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