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알래스카주 상공에서 발견된 고고도 물체를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격추된 물체가 정확히 어디 소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격추는 지난 4일 미 전투기가 대공 미사일로 대서양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6일 만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직후 격추를 명령했고, 미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격추했다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다. 다만 이번 미확인 물체 격추와 관련해서는 중국 당국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격추된 물체는 4만ft(약 12㎞) 상공을 날고 있었고 크기는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버스 3대 크기였다.
앞서 중국 정찰풍선 발견 당시 미 당국은 풍선이 알래스카주를 통해 미 본토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지만 지상의 민간 피해를 우려해 발견 일주일 만에 대서양 해상에서 격추한 바 있다.
이날 격추는 하루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는데, 앞선 중국 정찰풍선에 ‘늑장 대응’했다는 공화당 등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격추한 물체가 민간 항공기 운항에 상당한 위협을 가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찰풍선은 약 6만~6만5000ft(약 18~20km) 상공을 떠다녀 민항기 운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미 당국은 판단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격추한 물체의 비행 목적과 어디에서 왔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언급하고 정찰 장비가 탑재돼 있었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격추한 정찰풍선보다는 탑재량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격추 전 전투기 조종사가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유인 물체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격추된 물체는 캐나다 국경 근처 알래스카 북동부 바다에 떨어졌고, 당국은 앞서 회수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보다 더 빨리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美, 중국 정찰 풍선 개발 연관 6개 기관 무역 제재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중국의 정찰 풍선 개발과 관련된 6개 기관을 무역 제재 대상(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상무부는 이들 기관들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정찰 풍선 및 관련 부품을 포함한 항공우주 프로그램 개발을 보조해 명단에 추가한다고 명시했다.
미 국방부는 해상에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 잔해를 수거해 본격적인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