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김목경 감독이 팀의 거듭된 부진에 고개숙였다.
DRX는 1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시즌 정규 리그 4주 차 경기에서 리브 샌드박스에 1대 2로 패배했다. 1승6패(-6), 8위에 머물렀다. 9위 광동 프릭스와는 세트득실 1점, 10위 농심 레드포스와는 3점 차이에 불과해졌다.
경기 후 인터뷰에 응한 김 감독은 전보다 어두운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전체적으로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아서 패배했다. 패배한 이유가 다양해 하나만 콕 집어 말씀드리기가 힘들다”며 “전체적으로 보완할 부분이 많다. 많이 아쉬웠던 경기”라고 말했다.
이날 3세트 때 상대의 루시안 1픽을 보고 2픽으로 나미를 가져온 이유도 밝혔다. 김 감독은 “루시안을 혼자 썼을 때 힘이 많이 빠진다고 생각했다”며 “연습에서 우리도 (나미를) 뺏기거나 뺏어봤다. 나미와 쓸 만한 원거리 딜러는 충분히 있는 반면, 루시안은 다른 서포터와 함께 쓰면 파괴력이 (루시안·나미만큼) 안 나온다고 생각해 (나미를) 뺏어왔다”고 설명했다
선수단의 네임 밸류를 고려하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DRX다. 김 감독은 팀의 부진을 우선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제 생각에도 팀 선수들의 밸류는 충분히 좋은 팀”이라면서 “당장 못하고 있다고 해서 앞으로도 쭉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부족해서라는 생각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끼리 게임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하나로 모이지 않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금은 많이 좁혀졌지만, 게임 안에서 여전히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의견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고, 플레이에 녹아들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3세트를 예로 들었다. 김 감독에 따르면 DRX는 게임을 길게 보고 밴픽을 구성했다. 그는 “나미의 버프를 르블랑에게 써서 후반 포킹 능력을 극대화하고, 천천히 게임을 바라보면 이길 수 있을 거란 얘기가 나왔다”면서 “막상 경기에선 급한 게임을 했다. 서로의 생각이 달랐고 스스로 무너진 점이 있다. 3세트가 되면 조급해지는 부분이 단점이어서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 갈 길이 바쁜 DRX의 다음 상대는 리그 공동 선두인 T1이다. 김 감독은 “이겨야 할 경기도 많이 졌다고 생각해 팬분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상대적으로 강팀으로 꼽히는 T1이지만, 잘 준비해보겠다. 오늘 경기보다 훨씬 나은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