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먹는 나라’ 반발에…강화군 청소년들, 美연수 무산

입력 2023-02-11 00:03 수정 2023-02-11 00:08
김포 양곡 개 도살장. 동물구조119 페이스북 캡처

인천시 강화군이 미국 내 우호도시의 도움을 받아 준비해온 청소년 어학연수 프로그램이 무산됐다.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혐오하는 현지 여론에 부딪혀서다.

강화군은 10일 우호도시 관계인 미국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시와 지난해 초부터 청소년 어학연수를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고 밝혔다.

애초 강화군은 일선 고교에서 추천받은 학생 12명을 지난해 12월 팰리세이즈파크시에 보내 3주간 영어 학습과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강화군과 팰리세이즈파크시는 2020년 우호도시 관계를 맺은 후 양측 청소년 간 온라인 결연과 도서·선물 교환 등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팰리세이즈파크시가 돌연 연수 협조 중단을 통보했고 어학연수프로그램은 결국 불발됐다. 강화군에 식용견을 도축하는 사육장들이 있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미국 동물애호단체들은 국내 동물구호단체들이 개 불법 도축 의혹을 제기하며 촬영한 영상을 SNS를 통해 접한 후, 팰리세이즈파크시에 강화군과의 교류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팰리세이즈파크시는 강화군 측에 자국 내 부정적 여론이 일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시는 강화군과의 교류 확대가 자칫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옹호하는 것처럼 비칠까 봐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화군 관계자는 “개고기 식용 논란으로 현지 연수가 무산돼 아쉽지만 문화적 차이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해외연수는 최근 장소를 태국으로 바꿔 진행했고 팰리세이즈파크시와는 지속해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