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는 데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10일 ‘광화문광장 또는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반대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7.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 61.7%가 반대했고 35.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남성은 59.0%가 반대, 39.8%가 찬성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이 72.2%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찬성은 23.7%, 모름은 4.1%로 나왔다. 18~29세에서도 68.8%로 반대 여론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의 경우 찬성은 31.2, 모름은 0%로 조사됐다. 6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반대 63.4%로 찬성 34.4% 보다 높게 나왔다.
반대 여론이 높은 20대와 30대, 60대 이상과 달리 40대와 50대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높거나 찬반이 비슷하게 나왔다. 50대의 경우 찬성 47.5%, 반대 51.0%였다. 40대에서 유일하게 찬성한다는 응답이 53.9%로 반대 응답 44.6% 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4개 모든 권역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강남의 경우 동부와 서부 지역의 온도차가 나타났다.
강남서권에선 반대가 6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찬성은 35.0%, 모름 2.3%였다. 이에 비해 강남동권은 다른 지역보다 찬성 비율이 42.2%로 높게 조사됐다. 반대는 56.8%, 모름 1.1%였다.
강남서권은 강서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양천구·영등포구이며, 강남동권은 송파구·강남구·서초구·강동구다.
강북의 경우 동부와 서부의 차이가 없었다. 강북동권 찬성 37.6%, 반대 60.3%, 모름 2.1%으로 조사됐다. 강북서권도 찬성 37.3%, 반대 61.0%, 모름 1.8%로 거의 유사했다.
강북서권은 마포구·서대문구·용산구·은평구·종로구·중구, 강북동권은 강북구·광진구·노원구·도봉구·동대문구·성동구·성북구·중랑구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측은 서울시가 분향소 설치를 불허하자 지난 4일 ‘참사 100일 국민추모대회’ 도중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세웠다.
시는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두 차례 보내고 유족 측이 염두에 둔 추모공간을 오는 12일 오후 1시까지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강제 철거 등 행정대집행을 오는 15일 오후 1시까지 유예한 상태다.
유족 측은 시의 요청을 거부하며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