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60.4% 분향소 설치 반대…40대만 찬성 더 많아

입력 2023-02-10 17:54
7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서울시민 10명 중 6명은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는 데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10일 ‘광화문광장 또는 서울광장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 ‘반대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60.4%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7.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9%로 집계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 61.7%가 반대했고 35.8%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남성은 59.0%가 반대, 39.8%가 찬성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이 72.2%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찬성은 23.7%, 모름은 4.1%로 나왔다. 18~29세에서도 68.8%로 반대 여론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들의 경우 찬성은 31.2, 모름은 0%로 조사됐다. 6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반대 63.4%로 찬성 34.4% 보다 높게 나왔다.

반대 여론이 높은 20대와 30대, 60대 이상과 달리 40대와 50대에서는 찬성이 반대보다 높거나 찬반이 비슷하게 나왔다. 50대의 경우 찬성 47.5%, 반대 51.0%였다. 40대에서 유일하게 찬성한다는 응답이 53.9%로 반대 응답 44.6% 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4개 모든 권역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강남의 경우 동부와 서부 지역의 온도차가 나타났다.

강남서권에선 반대가 62.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찬성은 35.0%, 모름 2.3%였다. 이에 비해 강남동권은 다른 지역보다 찬성 비율이 42.2%로 높게 조사됐다. 반대는 56.8%, 모름 1.1%였다.

강남서권은 강서구·관악구·구로구·금천구·동작구·양천구·영등포구이며, 강남동권은 송파구·강남구·서초구·강동구다.

강북의 경우 동부와 서부의 차이가 없었다. 강북동권 찬성 37.6%, 반대 60.3%, 모름 2.1%으로 조사됐다. 강북서권도 찬성 37.3%, 반대 61.0%, 모름 1.8%로 거의 유사했다.

강북서권은 마포구·서대문구·용산구·은평구·종로구·중구, 강북동권은 강북구·광진구·노원구·도봉구·동대문구·성동구·성북구·중랑구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등 참석자들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광화문 광장을 향해 ‘100일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 측은 서울시가 분향소 설치를 불허하자 지난 4일 ‘참사 100일 국민추모대회’ 도중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세웠다.

시는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라는 계고장을 두 차례 보내고 유족 측이 염두에 둔 추모공간을 오는 12일 오후 1시까지 제안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강제 철거 등 행정대집행을 오는 15일 오후 1시까지 유예한 상태다.

유족 측은 시의 요청을 거부하며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