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볼 땐 평범한 약 봉투였는데 자세히 보니 독특하다. 환자 이름은 ‘낙심자’, 조제 약사는 ‘예수님’이다. 약 이름은 ‘구약’과 ‘신약’. 봉투 겉면에는 간단한 교회 소개가 있고 유산지에는 성경 말씀과 함께 작은 간식이 들었다. 전북 익산 대장교회(김명산 목사)가 불신자에게 전하는 전도 용품이다.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는 이처럼 참신한 전도법을 소개하는 부스가 여럿 마련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순창 목사) 총회가 마련한 ‘전도부흥운동’의 하나였다. 이날 예장통합은 발대식을 열고 교단 산하 교회들에 전도 운동을 독려했다.
괴산중부교회 별내대양교회 한알의밀교회 등 전도에 강점을 보인 교회들과 복음의전함 한국어린이전도협회와 같은 전도 단체들이 부스를 차리고 참석자들에게 사역을 설명했다.
충북 괴산중부교회(이요한 목사)는 1명이던 성도 수가 14년 만에 100여명으로 늘었다. 비결은 구충제, 선풍기 커버, 때수건 같은 ‘생활밀착형’ 전도 용품이었다. 이요한 목사는 “작지만 받는 이들이 절대 버리지 않을 물건으로 전도를 하기 시작했다”며 “성도들이 예배 후에 물건 3개를 받아 가 하나는 본인이 쓰고 두 개는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1년에 4번만 해도 불신자들의 마음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 목사 부부는 커피 100잔을 만들어 인근 시장 상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목사는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못한 주민이 우리가 커피를 나누는 모습만 보고도 교회를 찾아왔다”며 “전도는 무조건 ‘하면 된다’. 우리 같은 작은 교회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대양교회(조용길 목사)는 ‘찾아가는 학교 앞 교회’를 표방한다. 일주일에 한 차례 인근 초등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을 만나고 있다. 조용길 목사는 “하교하는 아이들과 함께 성경 말씀과 주기도문을 외우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아이들이 하교하는 길거리가 교회가 된 셈”이라며 “방과 후 만나는 아이 150여명이 모두 우리 교회 성도와 같다”며 웃었다.
예장통합은 이날 김의식 치유하는교회 목사, 박요셉 배곧 좋은교회 목사 등이 강사로 나선 전도 콘퍼런스도 열었다. 예장통합은 5월말까지 전도 운동을 진행하고 최우수 노회에 승합차를 시상하는 등 전도를 통한 교회 부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순창 총회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된 한국교회에 복음의 능력이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운동을 시작했다”며 “전도를 통해 목회자와 교회, 나아가 모든 생명이 살아나는 역사를 일으키자”고 권면했다.
글 ·사진=박용미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