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의 루마니아 투자 끌어내겠다”

입력 2023-02-10 15:50 수정 2023-02-10 16:01
이병승 에스에이비코퍼레이션 대표가 주한 루마니아 명예영사 취임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일선 기자

“루마니아는 K-방산 무기와 한국 문화,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원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부산 역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루마니아의 지지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 양국 간의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습니다.”

이병승 에스에이비코퍼레이션 대표(사진)는 지난 8일 루마니아 정부로부터 주부산 루마니아 명예영사로 임명됐다. 그는 “국내 관광객이 루마니아를 편하게 방문할 수 있게 현지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내 기업인들이 루마니아에 진출할 때 행정적인 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루마니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지난 19990년 3월 수교 이래 올해로 33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무역 규모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21년 기준으로 수출 5억2000만 달러, 수입 7억80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주로 철강, 차량 부품, 전자기기 등을 수출하고, 곡물, 섬유와 같은 원자재가 수입됩니다. 하지만 루마니아가 자동차 부품 쪽이 굉장히 강해서 한국 기업이 들어가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충분할 것으로 보이고, 약 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서 양국 무역 규모도 급격히 커질 수 있습니다.”

이에 이 명예영사는 “국내 기업인들이 루마니아에 진출할 때 행정적인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루마니아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할 계획”이라며 “기업 투자 과정에서 공장 부지 무상 제공이나 세금 감면 등 인근 동유럽 국가들이 시행하는 투자 유치책을 분석해 한국기업의 루마니아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고 말했다.

특히 루마니아가 가진 지리적 입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다뉴브강이 독일에서 오스트리아, 세르비아, 헝가리를 거쳐 루마니아 흑해로 빠져나간다”면서 “현재 유럽 경제가 서부 쪽에 집중되다 보니 활용을 못하고 있지만, 동유럽의 경제발전이 속도를 낸다면 루마니아가 경쟁력을 갖춘 해상 운송 물류 허브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도 그 활용 가치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태”라면서 “이를 위해 한국해양대학교와 루마니아 콘스탄차 해양대(Constanta Maritime University)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승 에스에이비코퍼레이션 대표가 주한 루마니아 명예영사 취임에 앞서 체자르 미놀로 아르메아누 주한루마니아 대사와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윤일선 기자

이 명예영사는 영남권 중소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무역사절단을 구성해 루마니아를 직접 찾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정부를 직접 방문해 현안을 파악하고 경제, 문화, 교육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에서 루마니아와의 교류에 관심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산에 부산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는 만큼 역사가 깊은 루마니아 그리시티 오페라단과 협업하거나, 유럽과 미국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루마니아 출신 패션 디자이너와의 손잡는 것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명예영사는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로마 역사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동유럽은 모두 슬라브족인데 유일하게 루마니아만 라틴족이다. 그런데 고대 로마를 세운 사람들이 라틴족이다.” 루마니아 사람들에게 얼마나 애정을 품고 있는가에 대한 소회를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이 명예영사는 미국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하나인 에스피엑스(SPX)에서 30년간 한국합작법인 CEO이자 미국 본사의 글로벌 임원으로 활약했으며, 현재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슈퍼요트사인 아이와이씨(IYC)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슈퍼요트차터 사업을 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다. 다국적기업 임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던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비즈니스 승리의 법칙(다국적 기업에는 주인이 없다)’이란 책을 최근 출간해 서점가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