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네 발] 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는 이유

입력 2023-02-12 00:04
경남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밍크고래. 연합뉴스

그물에 걸려 죽은 밍크고래가 지난 4일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도에서 발견됐다. 고래의 길이는 5.05미터, 무게는 1t에 달했다. 해경이 조사한 결과 작살 등 불법 어구에 의한 포획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고래는 수협 위탁장에서 6000만원에 판매됐다.

고래는 수요가 꾸준하지만 공급량이 적어 비싸게 거래된다.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만을 식용으로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해경을 통해 불법 포획의 흔적이 없다고 판단된 개체만 판매가 가능하다. 해양보호생물종에 해당하는 종은 유통 자체가 불가능하다. 4일 발견된 개체의 경우 보호생물종이 아닌 밍크고래라서 판매가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8일 포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밍크고래는 1억1520만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원칙상 고래가 그물에 걸리면 해경에 신고해 구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고래를 살려주어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 반면 그물에 걸려 죽은 고래는 팔면 돈을 받을 수 있다. 국제포경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10개 국가에서 혼획된 고래의 수는 평균 19마리인 데 비해 한국은 1835마리에 달했다. 고래를 보호하는 정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해양경찰청이 발표한 ‘고래류 처리확인서 발급현황’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822마리의 고래가 해경에 의해 처리됐다. 불법 포획된 개체 등을 포함하면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연구원 고래연구센터에서 고래가 그물에 걸려 죽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원인과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도심 속 네 발’은 동물의 네 발, 인간의 발이 아닌 동물의 발이라는 의미입니다. 도심 속에서 포착된 동물의 발자취를 따라가겠습니다.

유승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